이재명 “설렁탕 간판 내려라” vs 윤희숙 “육수나 제대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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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7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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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홍중식 기자 free7402@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홍중식 기자 free7402@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7일 기본소득을 두고 또 맞붙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설렁탕집 욕하려면 설렁탕전문 간판부터 내리시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본소득을 설렁탕으로 비유, 국민의힘을 설렁탕전문 간판을 내건 설렁탕집으로 표현했다.

이 지사는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것은 기본소득당도 더불어민주당도 아닌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호”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기생충, 사기 등 극한 언사로 기본소득을 비난하고, 기본소득의 보편성에 반해 세금 내는 상위소득자는 배제하고 소득하위자만 골라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더 많이 수백수천만 원을 주겠다는 안심소득, 공정소득을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간판은 설렁탕집인데 파는 건 돼지국밥이라 손님들이 혼란스럽다”며 “보이는 것과 실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정치 불신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 “장사 잘되는 원조설렁탕집 부러워 코앞에 ‘설렁탕전문’집 낸 건 이해하는데, 돼지국밥 팔면서 설렁탕 비난하려면 ‘설렁탕전문’ 간판부터 먼저 내리는 게 예의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정강정책에서 기본소득을 빼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님, 남의 집 간판 노려볼 시간이 있으시면 프리마(커피 크림) 안 풀고 설렁탕 육수 제대로 낼 궁리나 하시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지사의 정책이 미흡하다고 비꼬았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정강정책의 기본소득은 이 지사의 보편기본소득처럼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액수를 나눠주자는 뜻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의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정된 재원으로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들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한 방안들을 넓게 포괄하는 상위개념인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이나 유승민 대표의 공정소득은 모두 이 정신을 공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선 후보로 나설 후보들도 그럴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선 경선을 거치며 이들의 생각이 버려지고 합쳐져 더 근사한 기본소득안이 나올 공산도 높다”며 “그러니 지사님께서는 횡설수설로 밑장 빼는 걸 가리는 건 이제 그만하시고, 본인의 생각이 뭔지 조용히 들여다보시고 정리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한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공정소득을 비판한 이 지사가 공정소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공정소득은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게 거둔 세금으로 저소득층, 빈곤층에게 보조금을 드려 양극화, 불평등을 치유하자는 것”이라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보다 나의 공정소득이 양극화 불평등 해소에 더 도움이 되고, 더 서민을 위하고, 더 공정한 정책”이라고 했다.

이 지사가 ‘일하지 않은 사람에게 수백수천만 원을 더 주는 것이 공정소득’이라고 한 데 대해 유 전 의원은 “상대방이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어 덮어씌우는 행태는 사기꾼들이나 하는 전형적인 중상모략”이라고 비판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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