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위력 여전했다…與 당권주자들 친문 표심잡기 ‘3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8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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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최종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홍영표(왼쪽), 송영길(가운데), 우원식 후보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신원건 기자
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최종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홍영표(왼쪽), 송영길(가운데), 우원식 후보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신원건 기자
차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리를 놓고 홍영표(64·4선·인천 부평을) 송영길(58·4선·인천 계양을) 우원식(64·4선·서울 노원을) 의원(기호 순)이 ‘3파전’을 벌이게 됐다. 민주당은 18일 당 대표 선출 예비경선 대회를 열고 3명의 후보를 확정지었다. 원외인 정한도 용인시의원은 컷오프 됐다.

당권주자들은 16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완승을 거두자 일제히 친문 진영을 염두에 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직후만 해도 “패배의 책임을 지고 친문 진영이 2선 후퇴해야 한다”는 쇄신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막상 원내대표 선거의 뚜껑을 열어 보니 여전히 친문 진영의 위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당권주자들도 더 이상 섣불리 친문 배제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견 발표에서 세 후보 모두 ‘혁신’과 ‘정권 재창출’을 약속한 것도 원내대표 선거 결과의 영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혁 속도조절론 등을 앞세워 친문 진영과 확실한 대척점에 섰던 박완주 의원이 60여 표 밖에 얻지 못한 학습효과”라며 “세 명의 당권주자 모두 계파 논쟁은 접어두고 청와대와 교감을 토대로 정권 재창출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나는 ‘계보 찬스’에서 자유롭다”며 다른 두 후보를 겨냥했던 송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고충을 공감한다. 인천시장을 하면서 야당의 공격, 복지부동의 관료를 겪으면서 참 힘들었다. 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제대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여권 관계자는 “강성 친문 지지층 등을 고려해 송 의원 본인도 역시 친문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도 “선거 패인을 평가하면서 여러 주장이 있는데, 우리 안의 갑론을박에만 묶여 있을 순 없다. 전당대회 논쟁은 다른 무엇도 아닌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구체적인 민생 해법이어야 한다”고 계파 논란 탈피를 강조했다. 이어 “검찰개혁 소리는 요란한데 성과는 더디고, 그러는 사이 먹고 사는 문제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며 “절박한 삶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민주당에게 국민이 호통을 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문 핵심으로 평가 받는 홍 의원도 “개혁 대 민생, 친문 대 비문(비문재인)이라는 가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도 친문 진영이 차지 할 경우 불거질 수 있는 ‘도로 친문당’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홍 의원은 “원칙 없는 변화는 분열과 패배의 길”이라며 “부동산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보완하겠다”고 했다.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친문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전당대표 투표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 투표는 전국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당원 5%의 비율로 반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 지지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의원, 권리당원 표심이 결정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친문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건 당선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들 역시 비주류 진영에서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에서는 전혜숙(3선), 강병원 백혜련 서삼석(재선), 김영배 김용민(초선) 의원, 황명선 논산시장 등 7명이 출사표를 냈다. 한 초선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나면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긴 하지만 비주류의 목소리는 말 그대로 소수의 의견”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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