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한일, 남북대화 계기 삼으려던 靑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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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고위급 접촉 어려워져
북미대화 물꼬 트려던 계획 차질
“남북단일팀 구성 정해진 것 없어”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7월 예정된 도쿄 올림픽에서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도쿄 올림픽을 한일 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남북 및 북-미 대화의 물꼬를 여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도쿄 올림픽 해외 무관중 방침은 예상된 결과”라면서도 “이번 결정과는 별개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선수단의 공동 입장,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여권에선 도쿄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으로 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도쿄 올림픽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지난해 11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만난 뒤 “일본이 도쿄 올림픽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할 의향을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해외 관중이 입장이 불허되는 등 여러 제약 속에 도쿄 올림픽이 치러진다면 각국 고위급의 접촉도 어려워질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도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미국이나 북한 특사 등 소수의 고위급 인사는 초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도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국과 접촉할 수 있는 만큼 전향적 결정을 통해 선수단 파견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올림픽#한일#남북대화#청와대#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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