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갔지만 ‘파란옷’은 안 입었다?…대통령의 선거지원 법적 논란

뉴스1 입력 2021-02-28 16:01수정 2021-02-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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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보고’에 참석해 가덕도 공항 예정지 선상 시찰을 마친후 부산신항 다목적부두에 위치한 해양대학교 실습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2.25/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신공항 예정지로 거론되는 부산 가덕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거센 가운데 이번 방문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 가덕도 방문은 지역균형 뉴딜 현장 방문이라는 주장과 선거개입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지만 정치적 의미와 별개로 선거법 위반인지 법리적 판단이 또하나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기 하루 전인 25일 가덕도를 찾았다. 이날 부산 방문에는 문 대통령 외에 여당 지도부와 경제부총리 등 정부 핵심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가덕신공항 특별법의 입법과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며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가덕신공항 건설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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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가덕도 시찰을 마친 뒤 가진 연설에서 “묵은 숙원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한 입법을 희망한다. 정부도 특별법이 제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신공항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대해서도 ‘역할의지’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가덕신공항은 기재부부터 여러 부처가 협력해야겠지만, 국토교통부가 ‘역할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국토부가 의지를 갖지 못하면, 원활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2030년 이전에 완공시키려면 속도가 필요하다. 국토부가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의힘이 문 대통령의 방문을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는 근거로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9조가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이를 토대로 선거법 위반 혐의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 시 중앙선관위에도 유권해석을 요청할 방침이다.

선거법 9조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및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행위의 부당성과 함께 결과에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어 법 조항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석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야권에서는 4·7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그간 정치권에서 선거용 사업으로 간주돼 온 가덕신공항 사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 자체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노골적인 선거 개입으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7일 논평을 통해 “어느 정권과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여당 지도부와 각료들을 이끌고 선거 현장을 찾은 적이 있었던가”라며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부산 가덕도 방문이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국민의힘은 형법상 ‘직권남용’ 소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건설 소요 예산이 28조6000억원이라는 보고서를 낸 것에 대해 국토부 장관에게 문 대통령이 “책임의지를 가지라”며 공개 질책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다만, 야당에선 실제 탄핵을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주 원내대표도 “도를 넘는 심한 선거 개입이 탄핵 사유가 된다는 것이지 탄핵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사례를 감았했을 때도 탄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각종 기자회견서 특정 정당(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 이후 당시 야당은 이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법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면서 탄핵을 기각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제20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대구, 부산, 충북 등을 순회했는데 이 때도 선거개입 비판이 있었다. 특히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옷을 입어 노골적인 선거지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청와대와 여권이 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경제적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야권 공세에 청와대 및 여권에선 선거용이 아닌 국가 대계라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부산 방문 당일인 25일 오후 “보궐선거와 무관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통행보의 일환으로 오래 전 결정된 행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동남권 메가시티는 대한민국 성공 전략이다. 동남권과 같은 초광역 협력 사례가 다른 권역으로 퍼져나간다면 우리가 꿈꾸던 다극화, 입체화된 국가균형발전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며 “선거용이 아니라 국가대계”라고 말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7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항만과 철도를 연계한 트라이포트를 완성해 물류 국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백년대계의 마중물”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의 담대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야당은 선거용이라고 비난하고 보수언론은 앞다퉈 정치 논리로 결정됐다는 보도를 내놓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며 “이번에 특별법으로 통과된 가덕도 신공항은 오히려 과거 정치 논리에 희생됐던 국가적 비전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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