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현금성 공약’ 재원 마련엔 ‘나몰라라’

유성열 기자 , 전주영 기자 입력 2021-02-24 03:00수정 2021-02-2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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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보선 여야 후보 복지경쟁 과열
긴급재난금 지급-손주수당 신설에 대출지원-스마트워치 보급도 내놔
재정 계획은 미흡… “현실성 의문”
여야의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이 임박하면서 복지 관련 공약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유권자들이 현금성 복지에 익숙해진 데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마다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23일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든 여야 각 예비후보의 주요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모든 후보가 현금성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소상공인 긴급재난지원금 100만 원 일괄 지급을 약속했고, 이에 맞서는 박영선 후보도 소상공인 임차료 무이자 대출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는 청년 기초생계비(월 54만5000원) 지급, 나경원 후보는 청년·신혼부부 대출이자 1억1700만 원 지원, 조은희 후보는 자영업자 분기별 100만 원 지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건강관리 목적으로 8세 이상 모든 서울시민에게 스마트워치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매달 최대 40만 원까지 ‘손주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영·유아 무상 의료비 공약을 내놓았고, 같은 당 박인영 후보는 1조5000억 원 규모의 ‘민생재난 특별기금’ 조성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첫째 아이 300만 원과 둘째 아이 600만 원 등 출산지원금 지급(박형준 후보), 육아휴직 중 부모 모두에게 월 300만 원 지급(이언주 후보)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각 후보 캠프가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이런 공약을 실행하려면 적게는 1500억 원에서 많게는 4조92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도 추산 수준이어서 실제 정책에 반영될 경우 관련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각 후보는 재원 조달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거나 “다른 예산을 조정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 된다”고만 밝히고 있다. 공약 실현이 예산 조정으로 불가능하면 결국 시민의 빚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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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 복지국가들은 중앙정부가 현금성 복지정책을 총괄한다”며 “지자체 선거 때마다 현금성 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온다면 복지국가의 그림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진다”고 우려했다.

유성열 ryu@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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