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나경원, 중도층 표심 경쟁…“짜장-짬뽕의 문제” “난 볶음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9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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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수’ 놓고 신경전 가열
국민의힘, 19일 2차 맞수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가 이달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회에 참석하기 전에 잠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가 이달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회에 참석하기 전에 잠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강경 보수 깃발을 들고 승리할 수 없다.”(오신환 후보)
“(의원 시절)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이념 성향으로 나왔다.”(나경원 후보)

이달 16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1차 맞수토론에선 ‘강경 보수’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오 후보가 “중원의 싸움이 중요하다”며 나 후보의 표 확장성을 겨냥했고, 나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대여 공세에 나선 것과 관련해 “헌법과 국회를 유린하는 여당에 대해 우리가 지켜만 보는 게 맞았느냐”며 맞받아쳤다.

오세훈 “나경원 후보는 강경 보수 표방”
국민의힘 경선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강경 보수’를 둘러싼 공방이 한층 가열되는 모습이다. 나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세훈 후보도 ‘강경 보수’를 놓고 나 후보와 충돌하고 있다.

오 후보는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나 후보는 강경 보수를 표방한다. 사실 그 점이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국민은 강경 보수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후보가 2019년 원내대표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공직선거법의 신속처리 안건 상정을 막기 위해 여당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상황 등을 부각시킨 것이다.

나경원 “오세훈 후보가 전형적인 강경 보수”
이와 관련해 나 후보도 적극 반박하고 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무엇이 강경보수냐. 야당의 절박함을 ‘강경 보수’라는 간단한 단어로 규정할 수 있느냐”며 “우리 국민의 뜨거운 애국심을 함부로 평가절하지 말아 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1년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언급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는 시장직 사퇴라는 초유의 ‘강대강’ 대결 정치를 보였다”며 “이런 극단적 선택을 보여준 오 후보야말로 전형적인 ‘강경 보수’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와 나경원 후보가 이달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와 나경원 후보가 이달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오 후보와 나 후보의 신경전은 ‘짜장면’과 ‘볶음밥’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먼저 나 후보는 짬뽕을 좌파, 짜장면을 우파에 비유했다. “우파와 좌파 이념이 있을 뿐, 중도 이념은 없다”는 것으로 보수가 짜장면을 잘 만들면 중도층이 짬뽕 대신 짜장면을 찾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자 오 후보는 자신을 ‘볶음밥’이라고 언급하며 나 후보의 짜장면론을 비판했다. 나 후보가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자신이 중도층을 흡수 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중도층 겨냥 ‘짜장면’ ‘볶음밥’ 신경전
‘중도층’ 확보를 위한 오 후보와 나 후보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 중 한 명과 맞붙게 되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19일 2차 맞수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오신환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경쟁하고, 2부에서는 나 후보와 조은희 후보가 맞붙는다.

조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앞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서울시장 자리는 대표로 당 대표로 가는 징검다리도 아니고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도 아니다”라며 “시민의 삶을 챙기는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3일 3차 맞수토론을 진행하고, 26일 합동토론회를 거친 뒤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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