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종민 “다들 이재명에 눌려 말을 안해”…李 “충고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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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13일 2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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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3 © News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3 © News1
더불어민주당의 친문(親문재인)계 김종민 최고위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당의 방침과 다른 경기도의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11일 경기도에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2차 재난기본소득을 전 도민에 지급할 것을 공식 요청해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역태세 유지를 위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가야 한다”며 “방역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이 지사를 작심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집중피해 계층에 대한 맞춤 지원이 아니라 소비 진작을 위한 재난지원금은 방역 고비를 넘어선 시점에서 집행하자는 것이 민주당과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의도와 다르게 지원금 양극화를 불러와 코로나 국면에서 국민 단합을 해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는 재정 자립도가 58%로 전국 평균 45%를 훌쩍 넘어선 지자체다”라며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지자체가 수십 곳이다. 몇몇 지자체가 재정 형편이 허락된다는 이유로 특별 지원을 하면 다른 지자체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 코로나 대응태세 균열 등 부작용을 낳지 않을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 집행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전 국민 지원도 중요하고 경기 진작도 중요하지만 방역 경쟁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방역의 고삐를 더 확실히 조여야 한다. 야당과 지자체 등 모든 경제주체에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를 마치면서 동료 최고위원인 염태영 수원시장 등을 향해 “우리 당 의원들도 그렇고, 염태영 시장도 그렇고, 다 이재명 지사에게 눌려있는 것 같다. 다들 말을 안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력 주자로 부상하자 눈치를 본다고 꼬집은 것이다. 친문계인 김 최고위원의 작심 비판을 놓고 친문 진영과 이 지사측의 ‘구원’이 다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자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려의 말씀을 잘 새기고 충분히 숙고하겠다”며 “‘원팀’으로서 애정어린 충고해주신 김 최고위원님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도 “보건방역과 더불어 시급하게 경제방역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며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 지사는 “방역이 최우선이고, 보편 선별은 양자택일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 온전히 공감한다. 양극화를 불러와선 안되고 국민의 단합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점도 일리 있는 말씀”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삶도 바라봐 주십사 부탁드린다. 코로나19로 피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현실은 무척이나 힘겹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물론 혼선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 충분히 알고 있다”며 “상황이 절박한 만큼 함께 지혜를 모아서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길 소망한다. 앞으로도 경기도에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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