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또 부동산이”…靑, 심상찮은 전세난에 ‘촉각’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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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2020.10.12/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 2020.10.12/뉴스1 © News1
청와대가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과 전세 수요자들이 전세난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상승은 일부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전세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자칫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곤욕을 치렀던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15일 부동산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 매물을 구하기 위한 세입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전세 매물을 보기 위해 집 앞에 9개 팀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순서를 정해 집을 본 사람들이 제비뽑기 등을 통해 최종 계약자를 선정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전세난으로 인한 정부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전세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셋값도 장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라, 67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1년이 넘는 기간 멈춤 없이 오르기만 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전세난에 대해 뼈 아파 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가격 상승폭은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보합 안정세인 매매시장과 달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로 전세를 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전세가격 상승요인 등에 대해 관계부처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다만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세대출 공적보증(HUG) 분석 결과,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는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좀 더 지켜봐야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겠으나, 제도가 정착될 경우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가 더 확대될 것”으로 강조했다.

청와대도 정책실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과 신규 수요자들의 전세난 등에 대해 모니터링(점검)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여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집값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여전히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엔 지난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휩싸이고, 청와대내 다주택자 주택 처분 과정을 둘러싼 각종 잡음까지 더해지면서 2개월가량 비판 여론에 직면했던 데 대한 아픈 기억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당시 일부 여론조사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39%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가을 이사철 전세난이 부동산 이슈를 재촉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집값과 전세 문제와 관련해선 앞으로 계속 면밀하고 신중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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