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80일 전투’ 집회 전국적 확산 조짐…‘코로나19’ 괜찮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7시 32분


코멘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업이 ‘80일 전투’ 승리의 선차적인 사업이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업이 ‘80일 전투’ 승리의 선차적인 사업이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 12일 80일 전투 독려를 위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던 ‘군민연합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회 자체를 조심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집회와 방역을 크게 연관 짓지 않고 있다.

북한은 내년 1월 예정된 제8차 당 대회에 대비해 80일 전투를 벌일 것을 예고했다. 또 이 같은 국가적 목표를 세울 때면 내부 분위기 추동을 위해 전국적 집회를 곧잘 활용해왔다.

80일 전투의 승리를 다짐하는 이번 집회는 평양에 이어 13일 평안북도와 자강도에서도 개최됐다. 앞서 ‘정면 돌파전’의 선전 사례를 미뤄볼 때 이번 집회도 북한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거리두기’는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다닥다닥 붙어 집회를 이어가는 모습은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하게 한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태세를 엄격히 유지하고 있지만, 집회나 행사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여한 북한 주민들은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광장에 모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한 명의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북한 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없음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열병식과 경축대회를 제외한 각종 기념행사에선 주민들이 다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열병식 마스크 미착용은 북한의 코로나19 승리를 부각하기 위한 ‘보여주기’에 의미를 둔 행사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확실히 북한은 내부 확산을 덜 염려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일부 축소가 예상됐던 당 창건일 행사는 ‘정주년(5·10년 단위 꺾어지는 해)’에 걸맞은 매우 성대한 규모로 치러졌다.

대규모 행사도 척척 진행한다. 관중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지난 11일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위대한 향도’도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그에 반해 외부 유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민감하다. 국경 폐쇄 조치를 비롯한 군사 분계선 인근의 강도 높은 방역 조치들은 유효한 상태다.

또 내부 주민을 대상으로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 등은 꾸준히 촉구하며 사업장 내 소독사업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내부 확산보다는 외부 유입과 개인적 발병 예방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세우는 모습이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했던 지난 6월에도 대북 전단에 항의하는 대규모 항의 군중 집회를 열었다. 당시에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외부의 우려가 나왔지만 북한은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도 집회나 행사 등을 강행하는 것을 볼 때 그간 대규모 주민 동원에 따른 피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 폐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방역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이기에 조금의 ‘이상’이라도 생기면 집회와 행사 등을 바로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