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마다 붙였던 대미 항전 격문, 이번엔 아예 지워져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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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뉴스 "철천지 원쑤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 삭제

북한이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당시 각 무기체계에 쓰인 대미 항전 격문을 아예 지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13일 “2018년 9월 열병식에서 북한이 군용차량 앞에 붙였던 대미 비난 문구들이 지난 주말 열병식에서는 아예 지워졌다”고 밝혔다.

지워진 문구는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내용의 대미 항전 격문이다.

2018년 열병식 사진과 비교해보면 이번에 등장한 3가지 군용차량 모두에 해당 격문이 아예 쓰여 있지 않았다는 게 NK뉴스의 설명이다.

이 격문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열린 2018년 북한 9·9절 열병식 당시에도 군용차량 앞에 붙어있었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당시에는 열병식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해당 격문을 모자이크로 가렸다. 이를 놓고 북한이 미국과 협상 국면을 고려해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랬던 북한이 이번에는 아예 격문을 지워버림으로써 북한이 은연중에 미국에 화해의 뜻을 전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이번 열병식 연설에서 “나는 우리의 군사력이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그 누구를 겨냥해서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북극성-4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한 것이 대미 항전 격문을 써붙이는 것보다 더 큰 적대의식을 표출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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