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심상정 “정상에 홀로 선 느낌이었다…희망 못드려 죄송”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24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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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의당은 27일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를 갖고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 2020.9.24/뉴스1 © News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의당은 27일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를 갖고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 2020.9.24/뉴스1 © News1
퇴임을 앞둔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4일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책임져야 할 무게도 가볍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이 짐을 후배 동료들과 나눠들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저는 기득권 양당 체제를 혁파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당 대표가 됐다.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들어 다양성의 정치를 실현하고, 촛불 국민의 열망에 과감한 개혁으로 응답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재난의 시대, 불평등의 시대에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가 가져올 희망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초래한 위성정당과 관련해서는 “개혁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당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선거제도가 좌초되는 과정에서 등장한 비례 위성정당은 사실 위헌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충분히 제지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개혁을 좌초시킨 민주당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심 대표는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보내주신 9.67%의 지지율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애정을 담은 지지가 총선 실패나 작은 의석 수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심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심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게 기대했던 것이 결국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국민의 삶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달라“며 ”불평등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의당의 문제의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마로부터 강원도 주민을 지키기 위해 전국의 소방차를 보내는 그런 나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나라는 있었다“면서도 ”매년 2400명씩 죽어가는 산재 노동자들에 대한 나라는 없다. 이스타항공 해고자를 위한 나라도 없다. 폭등하는 집값 앞에서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시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각당이 불법증여, 갑질 논란, 자녀특혜 등 온갖 기득권 찬스를 도모했던 의원들을 출당, 제명하고 있는데 조삼모사“라며 ”국민이 이런 분들이 국민의 대표자냐고 묻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사퇴하지 않는다면 여야 교섭단체 협의를 통해 본회의에서 제명 처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 대표는 ”더 강화된 양당 체제는 국민의 삶과 더 멀어지고 있다“며 ”재난의 시대에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한 삶은 보장할 수 있는 더 좋은 정당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오히려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의당은 정치를 바꾸기 위해 태어난 정당“라며 ”정치개혁은 저 심상정에게 숙명 같은 일이다.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대표직에서 조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까닭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만이 아니다. 정의당의 시즌 2를 더욱 빨리 선보이기 위해서“라며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정의당 시즌 2를 여는 혁신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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