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전향했나” 태영호 돌직구에…이인영 답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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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3일 1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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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사상 검증’ 설전이 벌어졌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북한 주체 사상을 신봉하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가 온당하지 않은 질의라고 반발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경력을 언급했다.

태 의원은 “1980년대 북한에선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대단히 많다. 그리고 전대협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전대협 조직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충성의 의지를 다진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북쪽에서 잘 못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하자, 태 의원은 “그러니까 그런 일이 있었냐, 없었냐”며 재차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제가 알기로는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태 의원은 또 “이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많이 들여다봤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지에 대해 찾지 못했다”며 “‘주체사상을 버렸다’ 또는 ‘주체사상의 신봉자가 아니다’라고 공개선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전향이라는 것은 태 의원님처럼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에게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얘기 아니겠느냐”며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사상전향 여부를 묻는 건 아무리 위원님이 저한테 청문위원으로서 물어보신다고 해도 그건 온당하지 않은 질의내용”이라며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럼에도 태 의원은 “아직도 주체사상 신봉자냐 아니냐? 국민들 앞에 솔직히 ‘나는 이제 주체사상 버렸다’ 이게 그렇게 힘든 말이냐”고 재차 질문했다.

이 후보자는 “그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사상 전향을 끊임없이 강요하거나 추궁하는 행위로 착각하지 않기 바란다”고 답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같은 태 의원의 질의에 대해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 그리고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라고 묻느냐)”며 “이건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따졌다.

그러자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과거 이 후보가 김일성 주체사상파인 전대협 의장을 하지 않았나. 그건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안다”며 “사상에 대해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같은 국회의원이 발언하는 내용에 대해 부적절하다 따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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