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수행단에 ‘북미협상 오른팔’ 후커 보좌관 빠진 이유는…

한기재 기자, 권오혁 기자 입력 2020-07-07 21:23수정 2020-07-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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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며 부장관으로 승진한 이후 첫 방한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재차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북-미 접촉설을 일축하면서 이번 방한으로 북-미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출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험난하게 시작됐다. 당초 14일 자가격리와 도착 후 검사를 면제 받는 조건으로 방한 길에 올랐으나, 오산에서 돌연 비건 부장관 포함 수행단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 것. 외교소식통은 “비건 부장관이 방역 사항을 극도로 중요하게 챙기며 방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한 미 대사관 대변인은 “각별히 주의한다는 차원에서 한국 방역당국과 협의 하에 비건 부장관과 수행단이 검사를 받게 됐다”고만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날 7시경으로 계획된 주한 미 대사관저 비공개 만찬은 예정대로 열리지 못했다.

비건 부장관 수행단에는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때마다 동행하던 앨리슨 후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빠져 미국이 방한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비건 부장관 방한 전 “(이번 일정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에 대한 조율을 더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히며 원칙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이 앞선 방한 때 거의 빠짐없이 찾았던 통일부 방문 계획을 방한 당일까지도 결정하지 않은 것도 한미워킹그룹을 통한 제재완화 등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8일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을 찾고, 9일 오전엔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방문한다는 일정을 세우고 한국에 도착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및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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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부장관의 방한 당일 북한은 ‘대화 거부 의사’를 재차 분명히 했다. 7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에서 “지금도 남쪽동네에서는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정신나간)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당국자를 향해 “이제는 삐치개질(참견)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 버릇 떼기에는 약과 처방이 없는 듯 하다”고도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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