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힘없는 야당’ 여론전으로…원내 투쟁 전열 정비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9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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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 명단도 일단 보류…103명 전원 사임계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은 포기 안해" 각오도

미래통합당이 원 구성 협상에서 끝내 법제사법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원내에서 정책 투쟁을 하고 여론전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통합당 원내 지도부는 29일 본회의 전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법사위원장 임기를 놓고 전반기는 민주당이 차지한 만큼 후반기는 자당이 가져오는 나름의 절충안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거부했다.

결국 여야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15일 민주당 몫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사실상 전 상임위원장을 범여권 단독으로 선출한 것이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 의사일정 참여와 관련, “일단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의사일정에는 당분간 전혀 참여하지 않겠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인 정책활동, 그 다음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이 민주당의 총선승리로 인한 저 희희낙락과 권력독주를 막아달라”며 “비록 총선에서 민주당에 더 많은 의석을 허용했더라도 이제는 민주당을 더 강하게 비판하고 엄히 나무라야만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임을 국민에 호소드린다.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 국회를 지켜주시고 의회주의를 지켜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은 상임위원 명단도 일단 보류한 상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강제배정한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103명 전원이 이날 사임계를 제출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상임위원 배정에 대해서 추가적인 논의를 30일에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후를 생각하면 적절한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상임위 안건 심사에서 생략해온 의안을 한 조항씩 낭독하며 차례로 의결하는 축조심사를 매 단계마다 요구하는 것과 이와 함께 통상 여야 이견이 큰 법안을 최장 90일간 심사하는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통해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두 국회법에 규정된 절차다.

그러나 축조심사의 경우 해당 상임위 의결로 생략할 수 있는데다가, 여당이 전 상임위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통합당은 일단 향후 전략은 여론전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원내 정책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정책에는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만에 하나 국회 파행이 야당 책임으로 돌아올 경우에 대한 가능성은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통합당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이 가져갈 경우 결국 정책 심의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의 책임도 여당이 져야 한다”며 “추경 심사와 국정조사 등을 발판으로 한 대국민 여론전, 공수처 비토권 행사를 카드로 삼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회 운영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야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적극 국회활동에 참여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일은 더 가열차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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