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민경욱 공개한 투표용지, 구리서 유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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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탈취혐의로 검찰 수사 의뢰… “본투표용 잔여 6장 분실한 것”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4·15총선 부정개표 증거’라고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 구리시선관위에서 유출된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중앙선관위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는 구리시선관위 도장이 날인된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라며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에서 잔여 투표용지 중 6장이 분실됐고, 분실된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민 의원이) 제시한 투표용지들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수사 의뢰 혐의는 ‘투표용지 탈취’로, 이는 공직선거법과 형법 위반에 해당한다. 수사 대상자를 특정하는 ‘고발’과 달리 ‘수사 의뢰’는 혐의자를 특정할 수 없을 때 수사를 통해 가려내 달라는 의미다.

중앙선관위는 “해당 잔여 투표용지 등이 들어 있는 선거 가방을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했다”며 “특정할 수 없는 인물이 잔여 투표용지 일부를 훔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민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4·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를 열고 “기표가 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발견된 사전투표용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또 “사전투표의 경우 유권자가 개표소에 올 때마다 투표지를 인쇄하기 때문에 여분의 투표지가 나오지 않는다”며 자신이 투표용지를 확보한 것 자체가 조작의 증거라고 했다. 그러나 사전 투표용지라는 민 의원의 주장과 달리 공개된 투표용지는 미리 인쇄해둔 본투표용지였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잔여 투표용지를 부정선거 증거라고 제시한 당사자는 투표용지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입수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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