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연기? 비공개?…비보도에 다양한 가능성 제기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1일 17시 40분


코멘트
뉴스1
북한이 지난 10일 개최하기로 공표한 ‘제14기 3차 최고인민회의’를 북한 매체가 전혀 보도하고 있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고인민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하지 않았을 가능성과 개최했음에도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을 가능성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정부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개최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2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를 4월10일 평양에서 소집한다”고 전국 687명의 대의원들에게 알린 바 있다.

때문에 북한 매체는 통상 하루 시차를 두고 내부 소식을 전해 이번 최고인민회의 관련 보도는 11일 오전 또는 이르면 10일 밤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돼 왔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도 전날인 10일 ‘통상적인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보도시점’을 묻는 취지의 질문에 “지난해 두 차례 최고인민회의가 있었고, 익일 아침 6시 넘는 시간에 보도가 됐고, 또 다른 한 번은 당일날 오후 8시 전후해 보도된 적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11일 오후 5시 기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를 통한 관련 보도는 전무하다.

이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에 예정됐던 최고인민회의가 미뤄진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회의장 입구에서 발열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의원 중에 뜻밖에 의심 징후를 가진 사람들이 다수 나와 회의 개최를 갑자기 연기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했다.

북한은 여전히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보 공개 등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는 북한의 특성상 북한이 공개하지 않을 뿐 확진자가 있다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최고인민회의가 간소하게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앞서 정부도 최고인민회의의 간소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축소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통상적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록은 1∼2일 전에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회의 당일 등록하는 것으로 돼 있어 일정이 다소 간소화된 편”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최고인민회의 참석 대의원들은 통상적으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거나 조선혁명박물관을 참관했다”면서 올해 관련 행사가 취소될 가능성도 덧붙여서 설명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연기했던 사례는 지난 2005년 한 번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은 지난 2005년 3월9일 개최하기로 했던 ‘제11기 3차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기 5일 전에 돌연 연기한 바 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대의원들의 제의에 따라 3월9일 소집하게 될 최고인민회의 제11기 3차회의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최고인민회의도 돌연 연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기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헌법 수정·국가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기본원칙 수립, 국가 예산을 심의·의결, 국가직 인사와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해마다 1회 이상 열렸으며 2016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4월 최고인민회의는 개최됐다. 2016년에는 5월 당대회가 계획돼 있어 4월의 최고인민회의가 순연된 것으로 짐작된다.

이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가 예정대로 개최됐지만 외부로 내용을 공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간략하게 진행하면서 공표는 하지 않고 관련 내용을 비공개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전날인 10일부터 이틀 이상에 걸쳐 회의를 진행 중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북한의 보도경향을 볼때 회의를 1일차, 2일차 등으로 나눠 진행하더라도 보도는 회의 ‘1일차’ ‘2일차’ 등으로 나눠 보도해왔기 때문에 이또한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9년 4월 11~12일 이틀에 걸쳐 열린 ‘제14기 제1차 최고인민회의’에 대해서도 북한 매체들은 11일 1일차 회의가 끝난 다음 날인 12일에 ‘1일회의 진행결과’를 보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