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험지로 가라” vs 홍준표·김태호 “고향서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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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0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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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사진=동아일보DB
왼쪽부터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사진=동아일보DB
4·15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고향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들이 험지 출마를 거부할 경우 공천을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9일 이들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 험지 출마를 재차 권유하면서 험지 출마를 하지 않으면 공천을 주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홍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의 2/3는 고향에서 출마하고 있고, 나는 험지 25년 정치 끝에 정치 마무리를 고향에서 하겠다는 생각으로 첫 고향 출마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 왔고 당을 위해 수없는 희생적 결단을 해왔다.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고향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향 출마 한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자의로 탈당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잘못된 여론전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동안 할 만큼 했다.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께서 ‘험지출마 안하면 공천 못준다’고 한다”며 “이번만큼은 제가 사랑하고 저를 원하는 고향땅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2011년 당의 부름을 받고, 민주당의 성지처럼 불려지는 노무현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에서 ‘사즉생’으로 싸웠다”며 “2018년에도 질 수밖에 없는 선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역시 당의 명령에 순순히 응해 죽음이 훤히 보이는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진해 당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비록 패했지만 의미 있는 패배를 이뤄냈다”고 돌아봤다.

그는 “초심의 마음으로 다시 고향에서 ‘성숙한 정치’를 시작하고 싶다. 작년 7월 고향으로 이사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고향 분들과의 마지막 ‘약속’ 꼭 지키고 싶다”고 부연했다.

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이들을 포함한 예비 후보들의 출마지를 논의한다.

황교안 대표가 험지인 종로에 출격해 이낙연 전 총리와 대결하고, 한국당과 합당을 추진 중인 새로운보수당의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도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도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종로 출마를 선언을 철회하면서 “정치인부터 희생과 헌신에 앞장서자”고 부탁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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