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전원회의 일정과 타이밍…북한의 의도는?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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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2일 차 회의 개최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북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2일 차 회의 개최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북한이 사흘째 노동당 전원회의를 진행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회의는 31일에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원회의를 이틀 이상 진행한 것은 김일성 주석 시대 이후 처음인 만큼 회의 결과의 무게감도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언급해 온 ‘새로운 길’을 명확히 하고 기존과는 다른 전략적 노선을 선택하기 위해 장기간 회의를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보다는 많은 인원이 참석하고 긴 시간을 거치는 이유도 이 같은 결정을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된다.

전원회의 일정을 연말에 배치하고 나흘 연속 진행하는 것도 다분히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례적으로 긴 기간을 잡음으로써 ‘새로운 길’에 대한 대내외적 주목도와 무게감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전원회의 결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월 1일 신년사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적인 포커스를 전원회의 시작부터 신년사까지 며칠간 붙잡아두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국 전원회의에서 나올 결정서의 내용이 곧 신년사일 가능성이 높은데 결과 발표를 두 번 할 것 같진 않고 어떤 방식이든 한 번에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전원회의에 이처럼 무게감을 실은 만큼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집권 2기 새 노선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3일간 7시간 동안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새 노선에 대한 구상을 마친 김 위원장이 당 간부들 앞에서 비전을 사실상 통보하고 간부들은 이를 치켜세우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군사뿐 아니라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전략적 새 노선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만큼 우선 대내외적으로 협상력을 끌어올려 미국을 더욱더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30일 전원회의에서 “혁명의 최후승리를 위해, 위대한 우리 인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 우리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지금까지 협상은 뒤로하고 대북제재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투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다시 결심한 ‘장구한 투쟁’을 통해 정면 돌파 등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군사적으로는 핵능력 제고와 ICBM 등 군사력 증강 노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노동신문은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겠다”라고 했는데 경제 집중 노선은 폐기하고 핵능력을 다시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역시 기존의 협상판을 흔드는 조치로 현 한반도 정세를 지난 2017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결정이다.

다만, 북한이 핵과 경제라는 병진 노선을 다시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쌓아 올린 경제 성과와 2016년부터 진행해 온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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