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과 샥스핀 만찬’ 정호용·최세창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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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3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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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11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9.3.11/뉴스1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11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9.3.11/뉴스1 © News1
전두환씨가 12·12사태 40주년 ‘샥스핀 만찬’을 벌이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만찬에 참석한 최세창, 정호용씨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만찬에서 전씨와 함께 와인잔을 기울인 최세창씨는 전 3공수여단장, 정호용씨는 전 특전사령관이다.

이들은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에 가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주범들이다.

12·12사태는 1979년 12월12일 전두환, 노태우 등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이 최규하 대통령의 승인 없이 당시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정병주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 등을 체포한 사건이다.

정병주·장태완 사령관 등은 전씨의 하극상에 격분해 신군부에 끝까지 저항했지만 최 대통령이 다음 날 오전 5시쯤 정 총장 연행을 사후 승인하면서 신군부에 체포됐다.

군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은 다음 날 오전 6시20분까지 육군본부·국방부·중앙청·경복궁 등 핵심 거점을 차례로 점령하고 방송국과 신문사를 통제했다. 이후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계기로 국가 권력을 탈취하면서 정권을 장악했다.

광주에서는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에 항거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신군부는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하며 유혈 진압에 성공했다.

전씨는 그해 8월22일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후 9월 체육관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11대 대통령에 올랐다.

정호용과 최세창은 12·12사태의 중심에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공로로 무공훈장을 받았다가 1988년 5·18 특별법에 따라 서훈이 취소되기도 했다.

정호용은 전두환·노태우 등과 육사 동기로 12·12 군사 반란과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에 가담했다.

5.18 당시 광주와 서울을 세 차례 오가며 공수부대에게서 보고를 받거나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5월27일 상무충정작전 직전 육군본부로부터 가발, 수류탄 등 군수품을 지원받아 현지의 공수부대에 제공하기도 했다.

5·18민주화운동이 끝나고 정호용은 국보위 상임위원회 위원, 민주정의당 대구경북지구당 위원장, 국방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제5공화국에서 군부 인맥의 서열 3순위였으나, 제6공화국 무렵 노태우와의 경쟁 끝에 몰락했다.

1996년 1월 5·18 검찰 수사 결과 정호용이 5·17 내란모의 참여와 5·18 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 관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법원에서 1997년 4월 내란모의참여죄,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사면됐다.

최세창은 하나회의 일원으로 12·12 당시 3공수특전여단을 동원해 직접적으로 가담했다. 직속 상관인 정병주 특전 사령관을 체포하는 하극상을 벌였다.

80년 5월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제3공수특전여단에 실탄 배부와 실탄 사용을 지시하는 등 신군부 정권 탄생을 위한 유혈 진압에도 일조했다

최세창은 직속상관 하극상을 비롯해 유혈진압 등에 앞장선 공로로 승승장구해 훗날 국방부 장관 자리까지 올랐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열린 12·12 군사반란 및 5·18 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에서 반란 가담, 상관 살해 미수 등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8월15일 사면됐다.

5·18 연구자들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 정호용 특전사령관, 최세창 공수여단장으로 이어지는 비공식 지휘체계를 따라 발포 명령이 하달됐다고 보고 있다.

1988년 ‘광주학살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범국민 진상조사위원회’는 광주시민 학살 총책임자는 전두환, 주범은 노태우, 현장 지휘자는 정호용, 최세창, 신우식, 최웅, 소준열 등으로 발표했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서리는 광주학살의 총책임자로, 정호용 당시 공수특전사령관과 최세창 당시 공수특전단 제3여단장은 광주학살 현장 지휘자로 명시했다.

특히 정호용은 5·18당시 헬기로 광주와 서울을 몇 차례 오갔고 집단발포 당일에도 광주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군 문서로 확인되기도 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3일 “권력찬탈을 위해 군사반란을 일으켜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깡그리 꺾고, 이듬해 광주에서 시민들을 학살해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던 사람들이 반성하기는커녕 12·12를 자축했다”며 “국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갖는 믿음이나 신뢰를 또 한 번 조롱했다”고 말했다.

5월단체는 이날 “5·18진상규명을 위해 전두환을 비롯한 5·18학살 주범들에 대한 진상규명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편 전씨는 오는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사건 공판도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전씨측은 “법정에 와 앉아 있을 수는 있지만 정신건강 상태상 의미 있는 진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씨 부부와 12·12 사태 주역인 최세창·정호용씨를 비롯한 10명이 함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식당에서 와인과 고급 샥스핀을 곁들인 기념 오찬을 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5·18관련 재판에 줄곧 불출석한 전씨는 이날 2시간가량 이어진 오찬에서 지인과의 대화를 주도하고 건배사를 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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