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국당 규탄대회…의원들 볼모 잡힌 ‘민식이법’에 눈물·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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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9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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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가까스로 잡힌 국회 본회의가 파행으로 치닫자 급기야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긴급 소집했다.

29일 오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1시간여 회동을 가졌지만 본회의와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합의가 결렬된 채 이 원내대표가 의장실을 나서자, 민주당은 곧바로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한국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격분한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라는 초강수를 두자, 민주당은 규탄대회로 응수했다. 이날 본회의 통과만을 기다리던 ‘유치원3법’과 ‘민식이법’, ‘데이터3법’ 등 중점법안들은 올스톱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서로 격앙돼 거칠게 맞대응 중이다.

마이크를 잡은 이해찬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30년 정치를 했는데 이런 꼴은 처음본다”며 “본회의에서 처리하 200여개 안건 모두에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된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여야가 합의했고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한 민생법안들에 필리버스터를 해서 통과를 못시키게 하겠단 것은 국회를 마비시키겠다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반드시 이번 국회에 통과시켜 나라를 바로잡겠다”며 “이제 우리가 참을만큼 찬았고 더이상 참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생법안 필리버스터는 듣도보도 못한 일로 민생도 염치도 무시한 정치적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는 자유한국당의 이런 시도를 정치포기 선언이라고 간주한다. 한국당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오늘 스스로 무덤을 팠다”며 “유치원 3법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이고, ‘민식이법’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이며, 데이터3법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지 못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법안들이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역사상 이런 근본없는 정당은 없었다”며 “한국당은 완전히 염치를 포기했고 명백히 민생을 폐기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유치원3법’ 발의를 주도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본회의 통과를 기대했던 ‘유치원3법’이 다시 한국당에 발목잡히자 “맥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유치원 원장들이)아이들을 위해 써야할 국민혈세로 명품백을 사고 성인용품을 사고 막걸리를 사마시면 처벌할 수 있는 상식적인 법이 만들어질 것이라 국민들께 설명하고 왔는데 330일이 지나고 일주일이 더 지났는데도 오늘 이러는 것을 보고 한국당에 질렸다”며 “저게 무슨 정당이냐”고 울먹였다.

감정을 추스르기 힘든 듯 떨리는 목소리로 “나경원 원내대표는 미국에 가선 나라를 팔아먹고 국회로 와선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 애들을 팔아먹고 있는 것 아니냐. 진짜 나쁜 사람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명 ‘민식이법’을 대표발의한 강훈식 의원도 눈물을 보였다. 강 의원은 “지난 9월11일 한 중학교 앞에서 아이가 죽었다”며 “엄마의 소원은 이런 아이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법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장과 여야3당원내대표 면담에 대해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장과 여야3당원내대표 면담에 대해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2019.11.29/뉴스1 © News1
‘민식이법’은 이날 오후 법사위를 간신히 통과했는데 본회의에 발목이 잡혔다. 민식군의 부모님도 이날 국회에 대기하며 애타게 법안 통과를 기다렸기 때문에 강 의원은 고개를 더욱 떨궜다. 강 의원은 “아이들의 안전을 만드는 법안인데 국회를 멈추고 이것으로 필리버스터를 해서 얻고자 하는 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선거법 때문에 통과를 시키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 누가 이해할 수 있나”라고 격분했다.

김해영 의원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청년기본법의 통과도 무산될 위기”라며 “앞으로 한국당은 청년이란 단어를 꺼내지 말라. 청년들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제윤경 의원이 규탄성명서를 낭독했다. 민주당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당은 국민의 분노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을 배신한 정치는 절대 성공할 수 없음을 엄중 경고한다”며 “명분없는 필리버스터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찬대 원내대변인의 진행에 따라 “무얼 위해 정치하나 자유한국당 각성하라”, “무얼 위해 법 만드나 자유한국당 각성하라”, “무얼 위해 예산하나 자유한국당 각성하라”의 구호를 외친 뒤 의총장으로 돌아갔다.

한편 “유치원3법 통과반대 온국민 반대한다” 등 민주당의 규탄 구호가 거세지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나가던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에게 “야당이 여당을 규탄하는 것은 봤어도 여당이 야당을 규탄하는 것은 처음 본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일갈했고, 임이자 한국당 의원도 규탄대회를 지켜보며 “여야가 바뀌었다”고 혀를 찼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내린 대기령에 따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기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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