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문 대통령의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연미사를 드리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3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모친상 이틀째인 30일에도 하루 종일 무거운 분위기 속에 긴 하루를 보냈다. 국정에 대한 책임감에 머리로는 모친인 강한옥 여사를 떠나보내려 하지만 밀려오는 침통함에 기도만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40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모친의 임종을 지켜본 문 대통령은 부산 남천성당에 빈소를 차렸고 이후 모처에서 취침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모친상 이틀째를 맞아 애써 힘을 내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일찍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며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전했다.
국정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가슴으로는 쉽사리 모친을 떠나보내지 못한 듯하다. 문 대통령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다. 빈소에서 조문을 하거나 미사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문 대통령이 무겁고 침통하며 슬퍼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모친에 대한 문 대통령의 그리움을 잘 아는 부산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슬픔이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도 했다.
조문을 마치고 문 대통령과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모친의 과거 모습을 절절히 회고하면서 그리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특히, 모친을 고향인 함경남도 흥남에 끝내 한 번도 모시지 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그럼에도 슬픔을 삼킨 채 상주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비롯한 일부 정당 대표들의 조문을 받았다. 조문과 조화를 사양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의미가 큰 방문객들까지 끝내 돌려보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문 대통령의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조문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30/뉴스1 문 대통령은 조문객들이 식사하는 식당을 찾아 조문을 온 천주교 신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건넸다.
손학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나라를 통솔하시는 분이니 개인의 아픔을 안으로 삼키시고 차분하게 임하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하루는 어느 때보다 길 것으로 보인다. 상주인 문 대통령이나 고인인 강 여사와 인연이 있는 지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고 일부 정치권 인사는 늦은 오후쯤 조문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2남3녀로 둘째지만 장남이다. 빈소를 지켜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염려한 듯 이날 오후 대통령 주치의가 장례식장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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