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닷새째 법사위서 ‘조국 난타전’…‘떡볶이’ 등장하기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7일 1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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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놓고 野 "사기단 수괴" vs 與 "모욕 발언"
압수수색 검사 통화도 '도마'…"외압" vs "내통"
여상규, 김종민 향해 "X신 같은 게" 욕설 논란
문체위, 증인채택 이견에 1시간 만에 정회도
김진태, 벵갈 고양이 이어 '떡볶이' 국감장에

여야는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닷새째인 7일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공방을 이어갔다.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중 13곳에서 일제히 국정감사가 진행된 가운데,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두고 여야 간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집회를 통해 날로 격화되고 있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세(勢) 대결 양상이 국감장으로까지 번지면서 조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전선도 한층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법사위의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 국감에서는 여야가 조 장관 일가 의혹 관련 수사와 검찰개혁을 놓고 초반부터 강하게 충돌했다.

야당은 조 장관을 ‘가족 사기단 수괴’라고 지칭하는 한편 조 장관을 수사하는 검찰이 무차별 사이버 테러와 협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여당은 조 장관과 가족이 더 큰 언어 폭력과 테러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미 천하가 다 아는 ‘가족 사기단 수괴’를 장관에 임명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등이 검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마치 파렴치하고 철면피한 도둑이 도둑 잡으라고 하는 격 아닌가 생각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언론에 충격적 보도가 있었다.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여검사가 무차별 사이버 테러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칼이 꽂힌 인형이 배달되는 상황이다. 나라가 미쳐돌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과 가족은 두 달 동안 언어 폭력과 테러를 받고 있다. 그 여검사의 수백배에 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가족 사기단 수괴’ 발언에 “모욕적”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사와 통화한 사실도 재차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법무부 장관이 검사에게 전화한 자체가 ‘명백한 수사 외압’이라고 공세를 펼친 반면, 여당은 통화한 사실이 야당 의원에게 전달된 상황을 ‘야당과 검찰의 내통’으로 규정하고 역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감에선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위원장과 김종민 의원 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여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본인이 고발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게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니다”고 말하면서다.

이에 김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거친 설전이 오갔고 여 위원장이 김 의원을 향해 “듣기 싫으면 귀 막아라” “웃기고 앉았네, 진짜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내뱉으면서 국감장은 한 때 아수라장이 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는 ‘도돌이표’를 지속하고 있는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가 또다시 기싸움을 벌이면서 국감 시작 1시간여 만에 정회됐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이 그간 요구해온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조 장관 딸이 인턴으로 활동했던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 소장인 한인섭 교수의 부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에 대한 ‘맞불성’으로 나경원 원내대표 딸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요구했고, 한국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문체위는 오후 2시부터 국감을 재개했지만, 여야는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국감 첫날 대부분의 상임위가 ‘제2의 조국 대전’으로 비화됐던 것과 달리 이날 국감에선 피감기관 현안과 관련한 주요 쟁점이 도마에 올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서는 정부의 대책발표 후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데 대한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청 국감에서는 여야가 소방관들의 처우와 작업환경 개선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감에선 이른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책임 추궁이 이어졌다.

이날 국감장에는 느닷없이 ‘떡볶이’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국감에 벵갈 고양이를 데리고 나온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올해는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국대떡볶이’를 들고 나왔다.

국대떡볶이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지칭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 의원은 “이게 바로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했다가 가루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국대떡볶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공정위가 개정한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반대 의견을 밝히며 “가맹사업법 시행령에서는 품목을 공개할 뿐만 아니라 마진까지 공개하라고 하고 있다. 그 시행령은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은 완전히 죄인”이라며 “자유시장 경제에 반하는 사회주의 경제 정책을 하니까 이 떡볶이 대표가 오죽하면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라는 소리까지 하겠느냐”고 말했다.

교육위원회는 이날 국감 현장 시찰을 위해 수원 하이텍고등학교와 문화복합시설인 화성 다원이음터, 평택 한국복지대학교를 방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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