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에도 대화 판 유지될까…연합훈련 때까지 기싸움 이어질 듯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7일 0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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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합훈련 비난 후 쌀 지원 거부…新탄도미사일 발사
트럼프, "작은 것에 불과" 진화 나서…대화기조 유지 뜻
'쌍중단' 요구하며 기싸움…"연합훈련 끝나야 재개 예상"

북한이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불러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평가와 함께 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북미간 기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그것은 작은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며 대화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알다시피 그것은 작은 것들”이라면서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다른 미사일들은 실험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이었고 아주 표준적인 것들”이라면서 “신뢰 위반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응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도발로 해석하지 않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삼은 이후 한국 정부의 쌀 지원 거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불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판을 흔들려는 행보를 연달아 보이고 있어 북미 실무협상은 다시 정체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협상을 준비하면서 지렛대를 만들고 상대편에 위험요소를 만든다”며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가 작동하길 원한다는 것,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약속을 지키길 원한다는 것에 있어 놀랍도록 일관돼 왔다”면서 “우리는 외교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길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고 여전히 확신한다”며 북한에 협상 복귀를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같은 메시지를 통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 결과 조성된 북미 대화 모멘텀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북미 실무협상은 당분간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특히 한미 연합훈련 ‘동맹 19-2’를 문제삼고 있다. ‘동맹 19-2’는 한미가 매년 8월 시행했던 연합지휘소(CPX)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대체한 것으로, 한미는 다음달 중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판문점 조미수뇌상봉이 있은 때로부터 한 달도 못 되어 최고위급에서 직접 중지하기로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은 명백히 6·12 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대한 위반이며,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를 통해 ‘쌍중단(雙中斷)’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동시에 중단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미국이 실무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한국의 F-35A 스텔스기 도입을 걸고 넘어지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새 탄도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F-35A 스텔스기 도입에 맞춰 ‘힘의 균형’을 위해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는 전술무기 개발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와 관련 “북한 주장은 소위 ‘쌍중단’ 원칙에 의해 우리는 가만히 있는데 한국은 계속 미국의 최첨단 무기 들여오고 있지 않냐는 것”이라며 “이것을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에서 얘기하는 상호 간 적대행동 중단이라는 원칙을 어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미 실무협상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재개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을 올해 ‘동맹 19-2’ 연습을 다음달 5일부터 3주가량 진행할 예정이다. 문정인 특보는 “지금 동맹연습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 북미가 실무접촉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과정에는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무협상에 나서기 전까지 시간을 끌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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