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탄핵에 당 발목 잡혀선 안 돼…제게 침 뱉어 달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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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들에게 A4 용지 4장 분량 편지 보내
"당시 함께했던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정치적 희생양 필요하다면 제가 기꺼이 자임"
국정원 뇌물 혐의도 부인 "제도 개선 힘써달라"
"행정부 몫 국정원 특활비 문제 여전하다"

친박(박근혜)계 좌장격이던 최경환 자유한국당 전 의원은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로 더 이상 당이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1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억5000만원의 형이 확정되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한국당 소속 의원들에게 A4 용지 4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이같이 당부했다. 최 전 의원 측이 전날 각 의원실에 서신을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그는 편지에서 “제 옥살이도 어느덧 1년 반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며 “저로선 나라 발전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가지로 부족한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저로 인해 혹시라도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일이 있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못 보필해 탄핵에 이르게 하고 탄핵을 막아내지도 못한 책임은 어느 누구보다도 제게크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탄핵 당했던 그 순간부터 저는 영원한 정치적 죄인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유배시켜 왔다”며 “하지만 이 문제로 더 이상 당이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의원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저 같은 사람이 제일 큰 책임이 있고 당시를 함께했던 우리 모두가 그 책임에서 어느 누구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 만일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하다면 제가 기꺼이 자임하겠다. 당이 단합해 미래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제게 침을 뱉어 주십시오. 기꺼이 받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가정보원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전 의원은 “국정원 예산 봐주고 뇌물을 받은 적은 결코 없다”며 “2014년 정기 국회 당시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국회가 마비 상태에 빠지자 경제부총리였던 저는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예산안의 법정기일 내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이런 저를 지원하기 위해 연말을 앞두고 특활비에 여유가 있었던 국정원장이 국회대책비로 쓰라며 떠안기다시피 1억원을 보내왔고, 저는 이를 전액 국회활동(여야의원 접촉 및 직원격려)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돈을 여기에 보탰으면 보탰지 사적으로는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죄가 된다면 국고손실 등으로 처벌 받는 것은 몰라도 뇌물죄로 처벌받을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특활비 제도의 희생양이 돼 정치판을 떠나는 사람의 마지막 부탁”이라며 “국회 몫 특활비에 대해선 제도개선이 이뤄졌으나 행정부 몫은 문제가 여전하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꼭 제도개선에 나서 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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