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정병국 전권 혁신위' 중재안으로 제시
손학규 "퇴진이나 2선 후퇴는 없다" 사실상 거절
바른정당계 "손 대표 꼼수 혁신위는 반대" 비판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혁신위원회’ 설치를 두고 재점화되고 있다. 당 내분을 수습할 카드로 혁신위원회가 제시되고 있지만, 혁신위 위원장과 권한을 두고 각 계파간 셈법이 엇갈리며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의원들(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은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최다선인 정병국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한 전권 혁신위원회를 중재안으로 제안했다.
이들은 혁신위가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 없이 다루고, 최고위원회는 혁신위 결정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활동 시한은 6월말까지로 못 박았다.
정병국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이지만, 손학규 대표가 4·3 재보선 참패로 내홍이 불거지자 혁신위원장으로 제안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내 손 대표 퇴진을 둔 갈등을 봉합하고 손 대표에게는 퇴로를 열어주자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 측은 안철수계 제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제안이 손 대표의 퇴진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보고 “퇴진이나 2선 후퇴는 없다”라고 강경 입장을 보인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 구성은 애초에 없다”라며 “한국 정치의 유래가 없었던 제3의 길을 바른미래당이 반드시 지켜내 마침내 꽃을 피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권이 당 대표 퇴진이나 진퇴 문제 이런 것을 포함하면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계가 모든 의제를 다루자고 제안한 데 대해 자신의 퇴진 논의는 포함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손 대표는 이미 외부 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영입하는 안을 무게를 두고 혁신위 체제 출범을 검토하고 있다. 혁신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켜 당 혁신 방안을 일임하고 총선전략기획단도 차차 구성할 것이란 구상으로 보인다.
바른정당계는 일단 안철수계 제안에 대해선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손 대표가 자신의 퇴진 논의를 제외한 혁신위원회를 주장하는 것은 대표직을 연장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가 혁신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검토하는 것도 자신의 측근을 앉히는 등의 또 다른 꼼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바른정당계 한 인사는 “안철수계가 손 대표와 바른정당계 사이에서 중재안을 내놓았는데 일단은 의논해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 혁신위는 당내 화합을 모색해야 하는 만큼 당 사정을 모르는 외부 인사가 아니라 당내 사정을 알면서도 중립적인 내부 인사가 맡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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