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도발에 격분…참모들이 말려 분노 트윗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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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5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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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트위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와의 약속을 어기는걸 원치 않을 것"이라고 유하게 말했지만, 사실 보고를 받은 직후에는 크게 분개했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왔다.

미 온라인매체 복스의 알렉스 워드 기자는 4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로부터 소식을 받았다"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으로부터 북한 발사체 관련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잔뜩 화가 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 참모들은 "아무 트윗도 올리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과 먼저 대화해 보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한 나머지 감정적 트윗을 올릴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음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워드 기자는 "한국 정부 측에서도 백악관에 ‘자제’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3시간이 지나도록 트위터에 아무런 글도 올리지 않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 훈련 13시간여 만에 트위터에 "이 매우 흥미로운 세상에선 어떤 일이든 발생 가능하지만, 나는 김정은이 북한의 위대한 경제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방해하거나 끝내는 일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는 내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거래는 성사될 것이다"고 썼다.

이후 워드 기자는 기사를 통해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지만, 벌컥 화를 내지는 않았다"전했다. 다만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한계선을 넘진 않았으나, 다시 도발할 경우 2017년과 같은 ‘화염과 분노’(fire & fury)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북한은 우리시각으로 4일 오전 9시6~27분까지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발사 훈련은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해 지휘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약속했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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