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억류 선박, 동중국해 수차례 드나들어”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4일 10시 19분


코멘트

VOA 보도…환적 의심 장소로 동중국해 공해상 의심
“지난해 환적 관련 조사 받은 루니스호 용선 업체가 해당 선박 선주”

북한 선박에 석유를 환적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국적의 선박이 동중국해에서 의심스러운 행보를 보인 기록이 확인됐다고 4일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했다.

VOA는 선박의 운항 기록을 공개하는 ‘마린트래픽’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정부가 억류, 조사 중인 ‘피 파이오니어’ 호의 항적을 살펴본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VOA에 따르면 피 파이오니어 호는 지난해 4월~10월 사이에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최소 5차례 오랜 기간 머물렀던 것이 확인됐다.

동중국해 공해상은 대북 해상 거래에 관련된 선박들의 주요 환적지로 지목된 곳이다. VOA는 이에 대해 “해당 선박이 불법 환적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VOA는 “‘마린트래픽’과 한국 해양수산부의 선박 입출항 자료에 따르면 피 파이오니어 호는 지난해 4월 8일 한국 여천 항을 출항하면서 차항지 즉 목적지를 싱가포르로 신고한다”라며 “이후 4월 11일 동중국해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신호를 보내고 추가 신호를 보내지 않다가 4월 16일 남해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뒤 같은 날 부산에 입항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최대 5일간 AIS 신호를 끈 채 머물렀다는 추정이 가능한데, 이 기간 차항지로 신고한 싱가포르에 입항 흔적을 남기지 않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라고 분석했다.

VOA는 피 파이오니어 호의 이 같은 방식의 운항 기록이 수 차례 반복돼 나타났다며 구체적 일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VOA에 따르면 피 파이오니어 호는 지난해 4월 21일 베트남으로 간다고 울산항에서 출발한 후 실제로는 동중국해 일대에 머물다 5월 25일 부산으로 돌아왔다.

또 5월 31일 울산에서 베트남으로 간다고 신고한 뒤 출항한 뒤에도 동중국해 공해상에 일주일 간 머무른 뒤 미얀마를 거쳐 싱가포르에 입항했다고 VOA는 전했다.

아울러 “이 같은 운항 행태는 미국 정부의 주의보에 이름이 공개된 18척의 환적 가능 선박들의 행태와 비슷하다”라며 “지난해 4월부터 12월 사이 수 차례 동중국해 공해상 등을 운항해 조사를 받은 한국 선박 루니스 호의 항적도 이와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피 파이오니어 호의 선주인 회사는 루니스 호를 A사로부터 빌려 운항했던 D사”라며 “피 파이오니어 호의 항적은 물론 실질적인 운영에 관여한 회사도 루니스 호와 상당 부분 겹친다”라고 보도했다.

VOA는 D사가 루니스호를 A사로부터 빌린 뒤 또 다른 싱가포르 회사에 다시 빌려 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D사 측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