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TV\'에서 실시간으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일이 정치자금법 위반일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위원회(이하 선관위)의 해석이 나오자 "유시민 알릴레오는 되고 홍카콜라는 안 된다고 한다"라고 반발했다. 이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홍 전 대표를 이해한다. 그런데 저를 끌어들이지 마라"고 말했다.
5일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유 이사장은 "며칠 전에 \'홍준표는 안 되고 유시민은 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셨을 텐데. 선관위 후원금 모금 가이드라인 때문에 나온 기사다"라고 운을 뗐다.
유 이사장은 "선관위에서 노무현 재단에 준 문서가 있다. \'선관위의 정치자금법상 소셜미디어 수익 활동과 관련한 기준 안내\'라는 문서다. 선관위의 규제 대상이 되는 방송은 정당이 하는 방송, 정치인이 하는 개인 방송, 그 밖에 정치자금법 규제가 되는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방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인이 이런 방송(알릴레오)에서 나와 출연료를 받는 건 제한이 없다. 구글을 통한 광고료 수익도 규제가 없다. 정당, 개인 모두 받을 수 있다. 슈퍼챗(유튜브 실시간 모금제도), 별풍선은 금지된다. 후원금으로, 보좌관(국고로 봉급 지급)을 써서 하는 개인 유튜브 방송은 수익을 받을 수 없다.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개인과 단체는 모든 걸 다 해도 된다. 홍 전 대표가 하는 방송이 규제가 된다. 홍 전 대표는 정치인이지 않냐. 당대표 출마도 준비했고, 다음 대선도 언급했으니까. 홍카콜라는 슈퍼챗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는) 억울하긴 할 거다. 그런데 저를 끌어들이지 마라. 선관위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규정했다. 홍 전 대표도 법률가니까 보면 금방 알 거다. 문서를 보면. 선관위에서 대법원 판례 등으로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규정해놨다. 유시민이 어디에 해당되냐면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는 경우) 정계은퇴 선언 후 정당이나 선거조직과 직접적 인적·물적 유대관계와 당적·공직 없이 시국선언 동참, 입법 청원, 정치관련 연구 기관 이사장 재임 등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고 정치 현안을 공론화하는 정도의 활동을 하는 사람. 이게 대법원 판결의 판례다. 이게 제 경우다"라고 말했다.
알릴레오 수익에 대해 유 이사장은 "우선 알릴레오와 홍카콜라는 완전히 다르다. 홍카콜라는 홍준표 방송이지 않냐. 알릴레오는 제가 개인으로 하는 방송도 아니고 노무현 재단이 갖고 있는 유튜브 계정이다. 재단 유튜브 팟캐스트에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얹은 거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은 월평균 2000만원이라고 하는데. 1월 수익만 확인됐는데 그거보단 좀 많다. 개업발 때문에. 앞으로 줄어들 거다"라며 "수익은 구글이 지급하는 광고료가 대부분이다. 팟빵에 오디오 파일을 올리면 청취자들이 후원금을 쏘시는데 그것도 조금 수익이 들어온다. 구글에서 주는 광고료는 선관위에 따르면 잘못된 게 없다. 이건 정치인, 정당도 상관없다. 제가 국회의원도 아니고 국고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후원금으로 방송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재단 회원들이 준 후원금으로 방송을 만든다. 제작비고 그걸로 충당하고"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팟빵 후원금과 슈퍼챗이 비슷하다.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구글 광고료는 상관없지만 별풍선이나 슈퍼챗은 문제가 된다고 한다. 시빗거리를 없애려면 안 받으면 된다. 나중에 토해내야 한다는 말 듣기 싫으면 팟빵 후원금을 막으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 하니까 물밑에서 정치 준비한다는 말하기가 딱 좋다. 그래서 안 없앨 거다. 팟빵 후원금 받을 거다"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 모든 수익은 제 계좌가 별도로 있는 게 아니고 재단으로 돈이 들어간다. 거기서 회계처리를 거치고 그건 나중에 다 공개된다. 제가 돈 가져가는 게 아니다. 오해마라. 저희가 수익이 들어오니까 작가도 더 쓰고 CG, 자막 외주 제작비용으로도 쓰고 스튜디오 임대료, 장비 사용도, 제작진들 밥값으로도 쓴다"라고 설명했다.
알릴레오를 통해 정치 재개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 이사장은 "지난해 제가 JTBC \'썰전\'을 그만둔 이유는 온갖 시사문제를 제 견해로 말해야 하니까 되게 힘들었다. 더 하고 싶은 말도 없고. 알릴레오는 더 현명한 주권자가 되고 싶어하는 시민들에게 중요한 국가정책, 사회 이슈에 대해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교양방송이다. 의미가 있고 제가 할 줄 아는 일이다. 썰전 패널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중요한 콘텐츠는 패널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한다. 저는 안내하는 역할이고. 의견을 내거나 꼬집어야 하는 부담이 없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에서 월급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장직은 비상근이다. 일주일에 하루만 정기적으로 출근한다. 필요한 회의하고 결재한다. 특별히 나와야 할 일이 있을 때는 나온다. 저는 재능기부를 하는 거다. 급여도 없고 차량지원도 없다. 어떤 금전적인 부담도 드리지 않는다. 출연료도 안 받고 있다. 재능기부니까"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의 반발에 대해 "이해한다. 홍 전 대표는 답답할 거다. 정치인은 후원회를 통해서만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후원회는 현역 의원만 할 수 있다. 지금 (홍 전 대표가) 원외에 있으니까 후원회를 구성할 수 없다. 본인은 그걸 슈퍼챗 모금을 받고 광고료를 받는다. 알릴레오 조회수와 홍카콜라 조회수 비교하면 광고료가 얼마정도 들어오는지 아는데 얼마 안 된다. 스튜디오 운영비, 인건비, 제작비 등 홍 전 대표가 쓰는 게 아닌데 규제를 하니까 분할 거다. 이해는 되는데 페이스북 글은 핀트를 벗어났다. 군사정권이 언제냐. 유신정권 때 홍 전 대표가 사법시험을 시작할 때고 전두환 정권 때 검사가 됐을 때인데 그땐 정부를 비판하는 말을 밀실에서도 못한다. 어떤 때를 이야기하는 거냐. 본인이 부당한 규제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군사정권 때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감옥에 가셨던 분들이 볼 때 홍 전 대표가 더 후안무치해보이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군사정권 때는 정치후원금도 없었고 유튜브도 없었다. 자기 마음대로 대통령 패는 야당 정치인도 없었다. 좀 고정하시고 사리에 맞게 해라. 지금이라도 해법을 알려드리면 슈퍼챗 후원금을 전액 방송 제작비로만 쓰겠다고 하고 선관위에서 규제가 들어오면 법적으로 다퉈라. 그리고 조회수를 늘려 광고 수익으로 충당해라. 어떻게든 뚫고 홍카콜라를 잘 꾸려나가길 응원한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홍 전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홍카콜라 운영자로부터 단돈 1원도 받지 않는 단순한 출연자"라며 "돈이 수수가 돼야 정치자금수수 혐의를 뒤집어씌울 수 있는데 단돈 1원도 받지 않는 나를 정자법(정치자금법) 위반 운운하고 있는 것을 보니 벌써 정권 말기 같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오늘부터 홍카콜라 운영자들이 선관위의 협박에 굴복해 슈퍼챗 기부금은 변호사의 자문대로 동영상을 만드는 데만 사용한다는 자막을 명시하든지 슈퍼챗을 중단한다고 한다"라고 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달 말 국회의원과 정치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업체 등에 \'정치자금법상 소셜미디어 수익 활동 가이드라인\' 공문을 발송했다고 3일 밝혔다. 유튜브 시청자들이 채팅을 통해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슈퍼챗 등이 쪼개기 후원으로 이어지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다. 선관위는 지난달 홍카콜라 측에 슈퍼챗을 잠정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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