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코너 몰린 아베, 일왕 사죄 발언을 日국내용으로 쟁점화”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8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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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순방 인터뷰…아베 사과 요구에 “日이 사과해야” 재반박
“북미회담, 새로운 변화의 시작”…남·북·미 지도자 평가도

문희상 국회의장은 15일(현지시각) 자신이 제안한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을 놓고 “코너에 몰린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국내용으로 쟁점화하고 있다”며 “사과는 역사 앞에 범죄를 저지른 일본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반응은)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보는 것과 똑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야 5당 지도부로 구성된 초당적 방미단을 이끌고 미국을 찾은 문희상 의장은 일본과의 때아닌 신경전에 휩싸인데 대해 답답해했다.

평소의 지론을 밝힌 것일 뿐인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관계가 더욱 얼어붙는 모양새가 만들어진 탓이다. 게다가 일본과의 신경전에 미국 조야의 주요 인사들이 우려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문 의장 역시 누구보다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한데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에 특사로도 다녀왔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일본의 역할이 있고 한미일 공조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지만 문 의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역사의 법정에는 시효가 없다”면서 “위안부 문제는 전쟁과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 의장은 과거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던 시절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만난 일화를 전하면서 “할머니가 돈은 필요 없고 아베 총리가 사과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일왕의 사죄 필요성은 10년 전에도 했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그는 “10년 전 일왕이 한국에 오고 싶다고 하기에 ‘무조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가서 미안합니다’라고 한마디만 하면 국민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되레 아베 총리의 행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일본이 지금 이렇게 나올 국면이 아닌데 우리를 건드려 무슨 덕을 보겠다는 것이냐”며 “힘을 합쳐 한미일 공조를 튼튼히 해야 큰 정치인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문 의장은 5박8일 간의 방미 기간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첫 방문지였던 워싱턴 D.C.에선 상하원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조야의 비관론에 맞서 긍정론을 설파하는데 주력했다.

문 의장은 방미 활동에 대해 “우리의 절박함을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미 조야에 팽배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될 의무감에서 시작했고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선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변화의 큰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보는 배경으로는 남북미 지도자들의 특성과 상황에 따른 조합이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는 점을 꼽으면서 “기가 막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캐릭터가 독특해 미국과 북한으로부터 신뢰를 갖게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독특한 캐릭터로 (대통령) 재선을 앞두고 북한 카드를 절대 놓치지 않을 담대한 결단력의 소유자”라고 평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선 (김일성 주석·김정일 위원장)과 다를뿐더러 집권 후 중국과 멀어지면서 생존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탓에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진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이 사회주의 시장경제국가인 사실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찾는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 모델인 베트남을 엿볼 수 있는 현장 방문 개념이라고도 했다.

미국에서의 활동과 성과에 만족감을 표한 문 의장은 국회 상황에 대해선 한숨을 내쉬었다. 여야의 대립으로 정국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당장 2월 임시국회는 의사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이에 문 의장은 우선 정국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당장 2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임시국회) 의사일정이라도 빨리 잡아야 되고 밀린 법안뿐 아니라 사법선거 제도 및 국회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지도부에 의사일정 합의를 독려할 계획이다.

또한 민주당과 정의당이 사법농단 연루 의혹 법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선 “탄핵할 일이 있다면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함부로 법적으로 접근하고 할 일은 아니고 아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로스앤젤레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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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제공)© 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이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제공)© 뉴스1

미국을 방문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위싱턴 국무부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19.2.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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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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