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승태 기자회견, 유체이탈화법”…정의당 “검찰 포토라인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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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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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승태 전 대법원장(동아일보)
사진=양승태 전 대법원장(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해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거니와, 피의자가 검찰 포토라인을 거부하고 자신이 재판받게 될 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힌 것도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사법부로서는 그야말로 ‘치욕의 날’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게다가 양 전 대법원장은 ‘오해가 있다면 풀겠다’,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하며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유체이탈 화법까지 구사했으니, 오만함이 실로 하늘을 찌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이 소위 ‘대법원 기자회견’을 통해 전직 대법원장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켜 ‘검찰 대 법원’의 구도를 조장함으로써 법원을 등에 업고 구속영장을 피해보려는 승부수였다면, 이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기어코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검찰 포토라인은 패싱했다”라며 양 전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검찰 포토라인에서 입장을 밝혔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들을 뛰어넘는 황제출석이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를 사뿐히 즈려 밟는 특권의식이 놀랍다. 사법부 독립을 해치고 헌법을 파괴한 주범답다”라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기자회견 내용도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죄송하다거나 반성한다거나 하는 말은 없었다. 고르고 고른 말인듯 ‘송구스럽다’는 말만 반복하며 사법농단 관련 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음을 믿는다고 했다. 이들의 상관인 자신도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진심으로 송구하다면, 양 전 대법관은 국민과 후배법관 그리고 자신으로 인해 억울한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설마 아직도 대법원장이라고 착각하는 것인가? 사법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든 자신이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특권의식’이 그저 놀랍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죄 없는 대법원 건물까지 모욕하지 마라. 양 전 대법원장은 ‘부덕의 소치’라고 했는가? 말은 바로 하자. ‘부덕의 소치’가 아니라 ‘불법의 극치’다”라며 “양 전 대법원장은 삼권분립을 몸소 훼손한 당사자다. 함부로 법과 양심을 운운하며 사법부에 치욕을 안기지 마라”라고 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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