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기념식수 앞 기념행사…노건호 “신뢰, 서로 실천할 때 쌓일 것”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6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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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선언 11주년 기념 평양 민족통일대회 셋째 날인 6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식수한 소나무 앞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평양 대성구역 중앙식물원에 도착한 방북단은 정문에서 1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소나무 앞에 모였다. 이 소나무 앞에는 ‘하나된 민족의 염원을 담아. 2007.10.2~4 평양방문기념.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쓰인 표석이 놓여 있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기념행사를 위해 봉화산, 화포천, 봉하들판, 노 전 대통령 생가, 마옥당(노 전 대통령 고시공부했던 곳), 사저 등 6곳의 흙과 물을 투명 플라스틱 통 12개에 나눠 가져왔다.

준비해온 흙과 물을 노 전 대통령이 아들 노건호 씨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등이 차례로 나무 주위에 뿌렸다. 백 이사장은 “절을 한번 해야 하는데”라며 외투를 벗도 나무를 향해 큰절을 두 번 올렸다.

노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에 공개된 곳에서는 발언을 자제했다. “이 자리에 봉하마을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뿌리고 나니 눈시울이 많이 뜨거워지고 감정적으로 여러 가지 많이 느끼게 된다”고 말문을 연 그는 “10·4선언 (이후) 민족 간 교류가 제한됐다”며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앞으로 다시 이렇게 교류하면서 공동으로 기념할 만한 날이 올지 알 수 없다’는 그런 불안을 많이 가졌다”고 털어놨다.

노씨는 이어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보니 북측에서도 그날 공동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이렇게 관리해주고, 잘 지켜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신뢰는 우리가 이렇게 같이 실천하고, 서로 실천해 나갈 때 계속 쌓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소나무를 잘 관리해주고 뜻을 잘 (유지)해준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분단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렇게 싱싱하게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는 소나무가 상징하듯이 한반도에 생기가 도는 그런 모습을 보는 거 같다”며 “이 소나무가 더 쑥쑥 자라서 큰 그늘을 내릴 수 있도록 노무현재단도, 정부와 북쪽에서도 함께 마음을 모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0·4선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킨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 소나무가 모진 비바람, 추위, 더위 이겨내고 잘 컸듯이 공동선언도 철저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발언을 끝내고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평양·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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