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명박, 징역 20년 구형…내가 MB와 같은 죄를?”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9월 6일 18시 57분


코멘트
사진=동아일보DB
사진=동아일보DB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6일 다스 자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한 것과 관련, “大權少罪 少權大罪(대권소죄, 소권대죄 / 권력이 크면 잘못이 작고, 권력이 작으면 잘못이 크다)”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MB 구형 20년! 대북송금특검 박지원 구형 20년! 내가 MB와 같은 죄를?”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대북송금특검에서 20년 구형을 받았지만 저는 무죄를 확신했기에 태연했다”면서 “당시 현역장관으로 저를 찾아 온 고(故)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저의 웃는 모습에 ‘선배님 저는 법정에서 5년을 받고 대한민국 만세를 불렀지만 막상 감방으로 오니 하늘이 도는 기분이었는데 어떻게 20년 구형받고 웃으십니까’(라고 물었고,) ‘저는 민족통일을 위해서 대북특사를 했지 DJ노후자금 150억 원은 조성하지 않았기에 무죄가 됩니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MB가 20년 구형 후 최후 진술에서 ‘재산은 집 한 채’(라고 했다)”면서 “‘역시 다스는 박지원 겁니다’(만큼 터무니없는 소리다.) 재판부의 엄벌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속한 민주평화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제라도 국민들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재판부는 법에 정해진 형량에 따라 엄중한 판결을 선고해 무너진 헌정사를 바로 세우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성문 대변인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어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이 권한을 사익추구 수단으로 남용하여 횡령, 뇌물수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은 헌법질서를 무너뜨린 매우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정치 재판 운운하며 끝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정서상 더한 형벌이라도 내려져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 원, 추징금 111억여 원을 구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을 통해 “제 부덕의 소치로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죄송스럽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저지른 잘못이 있다면 스스로 감내해야 하지만, 그와 별개로 대통령으로서 한 일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정부패·정경유착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이를 무엇보다도 경계하며 살아온 제겐 너무나 치욕적”이라며 “퇴임 직후 4대강·제2롯데월드 사업과 관련해 정경유착이 있었는지 수사했지만 무혐의가 밝혀졌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당하게 돈을 챙긴 적이 없고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적도 없으며 어린 시절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비굴하게 남에게 구걸하지 않았다”며 “젊은 날에도 불의에 타협해 권력에 빌붙어 이익을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