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번영” 울려퍼진 통일농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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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관중, 남북 혼합팀 열띤 응원
김정은 참관안해… 5일 올 가능성
北 최휘 리선권 김일국 등 참석

손잡고 입장하는 남북 선수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15년 만에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에 ‘평화팀’으로 출전한 남측 임영희(왼쪽), 북측 공수연 선수가 손을 꼭 잡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손잡고 입장하는 남북 선수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15년 만에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에 ‘평화팀’으로 출전한 남측 임영희(왼쪽), 북측 공수연 선수가 손을 꼭 잡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오늘은 평화, 평화팀이 이긴다.” “오늘의 승리는 번영, 번영팀의 것이다.”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의 1만2000여 석을 가득 메운 북한 관중은 빨강 노랑 파랑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응원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15년 만에 재현된 통일농구경기는 남북 선수들이 섞여 구성한 ‘번영팀’과 ‘평화팀’으로 진행된 까닭에 장내에는 “평화” “번영”이라는 울림이 가득했다. 남북 정상이 만나 합의한 ‘4·27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서 따온 평화와 번영이란 단어가 농구 코트 위로 옮겨진 것.

오후 3시경 경기장 내 주석단에 남측 고위급 인사들이 착석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미국프로농구(NBA) 팬이자 ‘농구광’인 김정은은 이번 통일농구경기를 정상회담 때 직접 제안했지만 경기 첫날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5일 남북 대결을 ‘직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북측에서는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일국 체육상, 전광호 내각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총리실 국장, 방열 농구협회장 등이 자리했다.

남북 선수들은 이날 실전에서 처음 손을 맞춰봤지만 어색한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전날 열린 환영만찬에서 2시간 반가량을 함께한 데다 이날 오전엔 연습도 함께 했다. 친선경기지만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단일팀 구성이 추진되는 남북여자농구 선수들에게는 선발전 성격도 있었다.

이문규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같은 말을 쓴다. 같이 모여서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북측에선) 9번(리정옥)과 7번(장미경)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날 경기를 조선중앙TV를 통해 생중계하지 않았다. 4월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도 편집된 녹화 중계로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졌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평양공동취재단
#남북#통일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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