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훈련 연기 논의’ 30분 통화

  • 동아일보

북핵 평화적 해결-철통방위 공감
키리졸브 등 3월말∼4월중순으로 훈련기간-규모 줄이는 것도 검토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5일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이날 30여 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올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평창 올림픽 이후로 연기하는 것을 포함해 북핵 문제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구체적인 훈련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송 장관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면서 단계적·포괄적 접근으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매티스 장관은 강력한 대북확장억제 전력을 포함한 철통같은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군은 전했다. 이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로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대북제재와 압박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한미연합사령부는 올해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의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두 훈련은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인 3월 말이나 4월 중순으로 미뤄지게 됐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한미 간 세부 일정을 협의 중이고 확정되면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사훈련의 중지 및 연기는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직후인 1992년 팀스피릿 훈련 중지 이후 26년 만이다. 군 관계자는 “평창 올림픽(2월 9∼25일)과 패럴림픽(3월 9∼18일)이 끝난 뒤 선수단 복귀와 결산 일정을 감안하면 키리졸브 등은 빨라야 3월 말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키리졸브(컴퓨터 지휘소 훈련)는 3월 13∼24일, 독수리훈련(실기동 훈련)은 3월 1일∼4월 30일에 진행됐다. 독수리훈련과 연계돼 매년 3월 실시되는 한미 해군·해병대의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쌍용훈련)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훈련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다른 훈련 준비와 참가 전력의 운용 일정을 고려해 훈련 일정을 줄이는 쪽으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모 등 미 전략무기의 참가 규모와 횟수도 예년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작년 훈련에는 핵항모와 핵추진잠수함, B-1B 전략폭격기 등이 대거 투입돼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군 당국자는 “우리 군의 단독 합동훈련과 각 군의 계획된 훈련은 대비 태세 완비 차원에서 (올림픽 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송영무#한미#평창올림픽#매티스#키리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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