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 진행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와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막아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당직자들의 저지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17일 당무감사 발표 이후 처음 열렸다.
이날 최고위원회는 서청원·유기준·엄용수·배덕광 등 현역의원 4명을 포함해 당무감사 기준 미달 판정을 받은 62명의 당협위원장 자격 박탈을 최종 확정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62명의 당협위원장이 컷오프 됐고 18~20일까지 재심 신청을 받았는데 34명이 재심을 신청했다. 하지만 오류를 체크한 결과 모두 오류가 없어 기각 처리했다"며 "62명 중 4명은 이미 당협위원장에서 사퇴했고, 4명은 사고 지역이어서 실제 사퇴 대상자는 54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은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을 새로 지명하기 위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도 구성했다.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과 홍문표 사무총장, 류석춘 혁신위원장, 정주택 당 윤리위원장, 황선혜 전 숙명여대 총장, 이인식 전 변리사회 이사 등 6명이 조강특위 위원으로 지명됐다. 여기에 청년 대표를 포함해 최종 7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강특위 구성을 두고 설전을 벌인 김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와 취재진 앞에서 "우리 당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최고위원회의 과정을 보면서 홍 대표의 독단과 전횡, 사당화를 시도하는 의도가 분명히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 인사를 자기 의도를 쉽게 전달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무총장 한 사람만 조직강화특위 위원회에 위원으로 위촉하고, 나머지는 이미 홍 대표의 홍위병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강특위에서 당협위원장을 인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당내 사정을 잘 알고 당 조직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외부인사로 구성해 홍 대표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조강특위가 설치돼야 하고, 당내 인사가 들어가야 된다고 얘기했다"며 "조강특위 구성 건은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당협위원장 박탈 대상에 포함된 류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 회의 참석이 막히자 "오늘 아침 8시 반에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통보받지 못했다. 저에게 아무런 말도, 연락도 없이 개최됐다"고 분노했다.
당직자들이 회의실 문을 막자 "최고위원 방 빼라고 한 사람 누굽니까. 날 왜 안 불렀는지 물어보겠다. 내가 지금 당 서열 몇 위인지 아냐?"라고 외쳤다.
이날 카카오 캐릭터인 '라이언' 인형을 들고 온 류 최고위원은 "혼자 오는 것이 두려워 울보가 인형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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