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평창 참가 고대” 청와대 “트럼프, 가족 보낸다고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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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D-62]헤일리 발언 진화 나선 한-미


미국이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듯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방송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백악관과 국무부 등이 일제히 진화에 나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 직후 트위터 계정에 “미국은 한국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에 참가하길 고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대회가 안전하게 열리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KF) 송년행사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올림픽조직위원회(USOC) 마크 존스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 2018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내부에서 또는 정부 파트너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 8일 국빈방한 당시 문 대통령에게 “가족을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문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사정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 그 대신 가족을 포함해 최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일정이 있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대표단과 함께 방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 안보 불안 상황과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여부를 묻는 미국 언론의 질문은 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한 뒤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국자들의 반응은 거의 확고했다. 절차에 따른 결정만 남았을 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2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레이건국방포럼에 참석해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평창 올림픽에 미국인이 가도 안전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맥매스터 보좌관은 “그렇다. 우리 군대는 아주 특출하며 준비가 잘돼 있어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국 팀 참가 승인 여부에 대해선 “그런 절차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지난달 30일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창 올림픽에) 대통령 고위사절단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8일 “문 대통령이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이 직접 IOC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대답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청와대는 전날 헤일리 대사의 발언으로 미국 대표단 참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가안보실을 통해 미국 측에 “오해가 없게 해달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평창 겨울올림픽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전쟁 우려를 들어 선수단 참여 논란이 일었던 데 이어 미국 내에서도 다시 안전 논란이 불거진 것이 다른 참가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문병기 기자
#평창올림픽#헤일리#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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