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방송법 개정땐 임기 연연 않겠다”

  • 동아일보

국회 과방위 국감서 거취 공방
與 “임기연장 위한 꼼수” 비판… 국정원서 금품수수 의혹도 도마에
방문진 이사회 야권 이사 불참… 김장겸 해임 논의 13일로 또 연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0일 국정감사에서는 고대영 KBS 사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졌다.

고 사장은 거취를 표명해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의 요구에 “방송법이 개정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정치적 격변기가 있을 때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임기를 중도에 그만두는 건 제 선에서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 측이 고 사장의 발언이 ‘임기 연장을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자 고 사장은 “꼼수 쓰면서 세상을 살아오지 않았다”고 짧게 반박했다.

국감에서는 고 사장의 금품 수수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2009년 5월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고 사장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200만 원을 받고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조사에 대한 국가정보원 개입 보도를 막았다는 의혹이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 정보관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고 사장은 “당시 아는 친구가 국정원 대변인이라 대변인과 밥을 먹는 데 배석한 적이 있고 오다가다 인사드린다고 제 자리에 몇 번 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만 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안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KBS 노동조합은 8일 “고대영 사장이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사퇴하겠다고 거취를 표명했다”며 파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의사를 밝힌 뒤 10일부터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반면 기자와 PD 직군 대부분이 속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고 사장 퇴진 때까지 파업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김장겸 사장 해임안을 논의할 이사회를 13일로 한 차례 더 연기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제7차 임시 이사회를 열었지만 김 사장에게 직접 소명 기회를 주고 야권 이사가 최대한 참석하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완기 이사장은 “가급적 김 사장이 직접 나와 해임 사유를 소명하고 다른 이사도 많이 참석하도록 모양을 갖춰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야권 측인 김광동 권혁철 이인철 이사는 ‘2017 한국·태국 국제방송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어 이사회에 불참했다. 고영주 전 이사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방문진 사무처에 공문을 보내 “소명을 위한 재출석은 어렵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김 사장 해임안이 의결되면 파업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었다.

박성진 psjin@donga.com·김민·조윤경 기자
#고대영#방송법#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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