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700억 GOP경계시스템, 하루 한건이상 고장-먹통

  • 동아일보

2015년 1사단 도라관측소(OP) 철책에서 에스원 직원들이 그물 모양의 감지센서인 광망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군은 병력 중심의
 최전방 경계태세를 첨단 장비 위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광망 절단 등 고장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년 1사단 도라관측소(OP) 철책에서 에스원 직원들이 그물 모양의 감지센서인 광망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군은 병력 중심의 최전방 경계태세를 첨단 장비 위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광망 절단 등 고장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2년 이른바 ‘노크 귀순’ 사건 이후 군 당국은 대북 감시 강화를 위해 일반전방초소(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 군인이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귀순한 시기를 전후해 경계시스템의 고장이 여러 건 발생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올해 6월 13일 북한군 김모 병사(20)가 북한 철책 통과 후 비무장지대로 5사단을 통해 귀순했을 당시 같은 달 6일과 9일, 14일과 18일에 부품 불량으로 인한 대북 경계용 폐쇄회로(CC)TV 기능 장애와 병사 부주의로 철조망 감지센서인 광망 절단이 있었다. 6월 23일 17세 북한군이 3사단으로 귀순했을 때도 같은 달 3사단에선 강풍과 낙석, 야생 동물 등으로 인한 5건의 광망 절단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27일에도 북한 군인이 귀순한 일주일 전과 이틀 뒤 광망 절단 사고가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 고장·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업이 시작된 2015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862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최전방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책임지는 GOP 경계시스템에 하루 평균 1.4건의 고장이 발생한 셈이다. 군은 1700억 원을 투입해 GOP 철책 249km 구간에 경계용 CCTV와 광망을 설치했다.

유형별 경계시스템 고장 원인은 광망 절단이 676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망 1개가 절단되면 최단 50m에서 최장 200m 길이의 철책 구간 감지 기능이 먹통이 된다. 대부분 고라니 토끼 멧돼지 같은 동물이나 낙석, 강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광망 절단이 발생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 밖에 감시용 CCTV 기능 장애 71건, 지원 장비 고장 59건, 통제장비 오류 56건이 발생했다.

경계시스템이 고장 나면 수리 기간이 길게는 2일 이상 소요돼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리 기간은 평균 1.5일이 소요됐다. 부사관 4명이 24시간 돌아가며 관리하는데 GOP 철책 지역이 산악 지형이 대부분이라 신속한 출동에 어려움이 있고 인원이 적어 동시다발적으로 고장이 발생하면 출동하지 못한 곳은 무작정 고장 상태로 수리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대한 고장의 경우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해 2일 이상 시간이 걸린다. 중요한 안보 장비 수리를 맡은 외부 업체는 군내 보안사항을 이유로 고장 및 수리 관련 현황도 정리해놓지 않아 군의 외부 업체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사단별로는 일명 백골부대로 불리는 제3보병사단이 19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사단(106건), 6사단(105건) 순이었다. 22사단은 올해 초 설치했는데 7개월간 63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경계시스템의 ‘먹통’ 우려 속에 북한이 대형 도발 대신 최전방 감시초소(GP)나 GOP 습격과 초병 살해, 이를 경유한 대남 침투, 요인 살해, 도심 생화학 테러 등으로 공포의 확산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경 의원은 “경계시스템은 군 병사의 경계를 대체, 보조하는 역할인데 고장이 잦고 수리 시간이 길어지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철두철미한 GOP 경계를 위해 잦은 고장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관리 인원 충원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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