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여군장교 “피우진, 이 시대 ‘마지막 여전사’ 아마조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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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1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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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군이라는 정글 속에서 밀림을 헤치고 끊임없이 남성이라는 적(敵)과 치열하게 싸워온 이 시대 마지막 여전사, 아마조네스”

전역한 한 여군 장교는 지난 2006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보훈처장으로 임명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61)을 이렇게 소개했다.

피우진 신임 국가보훈처장은 1979년 여군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해 소위로 임관했다. 교사로 근무하던 중 우연히 여군 장교 모집공고를 보고 군인의 길로 들어선 피 처장은 아버지가 군에 있었기 때문인지 군이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피우진 처장은 1981년 대한민국 여성 첫 헬기조종사가 됐다. 육군 헬기조종사 시절 그의 항공호출명은 남자 동료들이 붙여준 ‘피닉스(불사조)’였다.

지난 2002년 10월 유방암 1기 판정을 받고 유방 절제수술을 받은 피우진 처장은 2005년 9월 ‘암에 걸리면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군인사법을 이유로 항공조종사 자격증을 박탈, 전역심사에 회부됐다.

이에 피우진 처장은 현역 복무에 아무런 지장없음에도 군인사법 시행규칙상 자동퇴역 규정을 근거로 퇴역시킨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피 처장의 손을 들어줬다. 관련 군 규정도 바뀌었다.

국방부로부터 전역 판정을 받고 부조리와 싸우던 2006년 그해, 피우진 처장은 도보로 전국 종주를 하면서 신동아에 “내가 남긴 발자욱이 다음 사람에게 길이 되길 바란다(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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