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장 자유한국당 탈당, 도미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7일 2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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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에서 두 차례 도의원을 지내고 재선한 권민호 거제시장(61·사진)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자유한국당 소속 단체장의 탈당은 권 시장이 경남에서 처음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유한국당 강세지역에서 ‘도미노 탈당’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권 시장은 17일 “오늘 거제 출신 김한표 국회의원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탈당 의사를 전달했다”며 “18일 중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 탈당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쉬움을 나타내며 탈당을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국민들이 두 번이나 보수 정당에 정권을 주었으나 기대에 부합하기는커녕 대통령 탄핵을 맞았다”며 “그러고도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아 마음은 진작 (당을) 떠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거제지역 경제를 살리고 시정을 잘 마무리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연장선에서 탈당을 결심했으며 개인의 정치적 욕심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일단 무소속으로 남을 계획이다. 향후 진로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서 입당 제안은 있지만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면서도 “진정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취 결정을 대선 전에 내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미 지역에서는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설이 퍼지고 있다. 일부 민주당 지역 당원들은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정치를 시작해 7, 8대 경남도의원을 지내고 2010년에 이어 2014년 거제시장에 당선됐다. ‘3선 불출마’를 공언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선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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