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사퇴’ 홍준표, 퇴임사 도중 눈물…시민단체, 洪 차량에 ‘소금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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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10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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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심야 사퇴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10일 4년 4개월간 재임한 경남지사 직에서 물러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안보, 경제, 사회대란에 빠져 있고 정치판은 아수라장, 미국 정치권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을 논의하는데 아무도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대란대치’의 지혜를 통해 거대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 후보는 공직자 사퇴시한을 불과 3분 남긴 전날 밤 11시 57분에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보냈다. .


그는 퇴임사에서 “4년4개월의 ‘하방’(下放)이란 귀중한 경험과 성과를 가지고 천하대란의 현장으로 나간다”며 “지금은 지혜와 용기,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달 남은 대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달동안, 어떤 정부가, 어떤 리더십이 대한민국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을 이루면서 더 골고루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지 국민들에게 물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시진핑, 아베가 집권한 국제질서 속에서 유약한 좌파정부가 옳은지, 강력한 우파정부가 옳은지, 강성귀족노조 특권을 보장하면서 기업을 외국으로 내모는 정부를 선택할 것인지,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부를 선택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물어보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퇴임사를 마칠 무렵 “존경하는 도청 가족 여러분 지난 4년 4개월 동안 정말 고마웠다.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던 중 울먹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 산소가 가까이 있으니…”라면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제 어머니는 항상 일만 하고 손해보고 자식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였다.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좌절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나라,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아이 키우면서 웃을 수 있고 잘 살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퇴임식을 마친 홍 후보는 퇴임사 중 울먹인 이유에 대해 “4년 4개월 동안 지사하면서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지사를 했으면 고향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편하게 지냈을 것”이라며 “그런데 도정을 책임 지고 여태 잘못됐던 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충돌이 있었다. 공무원들이 고생을 해서 지난 4년 4개월 동안 잘 따라줬다. 참 고마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 시민단체는 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는 홍 후보의 차량에 소금을 뿌렸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의 일부 회원들은 홍 후보가 탄 차량이 청사를 빠져나가자 소금을 뿌렸으며, 이에 차량 주변을 호위하던 인력들이 검은 우산을 이용해 소금 세례를 막았다.

이들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홍 후보 퇴임식에 맞춰 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폭정과 패악으로 도민을 도탄에 빠트린 홍준표가 도지사를 그만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도민 참정권을 빼앗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홍 후보의 ‘심야 사퇴’를 맹비난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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