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는 반기문에 십자포화… 새누리는 적극 구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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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시계]안희정 “유엔약정 위반… 지도자 곤란”
이재명 “반기문은 박근혜 2탄”
인명진 “기득권 청산, 내 생각과 같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13일 정치권은 일제히 반 전 총장을 도마에 올렸다. 하지만 각 당의 상황에 따라 발언의 방향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반 전 총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지만 국민의당은 견제구만 날렸고, 새누리당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를 언급하며 “유엔 총회 결의가 고스톱 판의 룰만도 못하냐”며 “도대체 국제사회는 한국을 뭐로 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맹비난했다. 반 전 총장은 전날 이 약정서에 대해 “선출직과 관련한 정치 행보를 막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도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말을 바꾸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도 말을 바꿨다”며 “반기문은 ‘박근혜 2탄’이다. 반 전 총장이 언급한 정치 교체는 정권 교체도 아니고 사람 교체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연대 가능성이 있는 국민의당과 제3지대 주자들은 반 전 총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국민적 열망인 정권 교체를 부정한 정치 교체 발언은 저의를 의심케 한다”고만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정치 교체를 얘기하기 전에 ‘패권세력에 대응하는 개혁세력을 어떻게 만들어가겠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패권과 기득권 청산’을 주장한 반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내 생각과 똑같다”며 “반 전 총장이 정치 현실을 정확히 봤다. 큰 원군을 얻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어 “비정상 정치를 정상화하려면 결국 개헌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새누리당은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당 윤리위원을 공식 임명했고, 당 지도부는 최근 탈당한 현역 의원 지역 등 60곳의 조직위원장 모집 공고를 일제히 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신진우 기자
#반기문#민주당#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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