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출퇴근을 하지 않고 주로 관저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공과 사의 구분이 없으면 곤란하다."
이명박(MB) 정권에서 의전을 담당했던 이강래 전 대통령행정관은 최근 출간한 저서 '대통령을 완성하는 사람'에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최근 박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당일 행적에 대한 의혹이 일자 "대통령은 이날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전 행정관은 이어 "청와대 본관의 공식 집무실을 사용하는 것과 사적 공간을 업무장소로 이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매일 아침 7시에 규칙적으로 본관 집무실로 출근했다"고 비교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매일 본관 집무실로 출근한 것에 비춰볼 때 박 대통령의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행정관은 전직 대통령의 의전 스타일을 비교하며 박 대통령의 불통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 전에는 청와대에서 조찬과 만찬 행사가 많았는데 박 대통령이 취임한 후 국빈 방문 행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죽하면 청와대 행정관이나 비서관조차 청와대 안에서 대통령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넋두리까지 나오냐"고 비판했다. 반면 MB에 대해서는 "1년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은 행정관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빠짐없이 모두 방문했다"고 밝혔다.
MB의 의전을 맡았던 그는 MB의 유별난 민생행보로 겪어야 했던 뒷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전 행정관은 "MB는 그야말로 시장(市場)주의자였다"면서 "검식관이 너무 배가 불러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 대통령의 전통시장 방문을 줄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MB가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시장을 둘러보지 않고 상인이 권하는 먹거리를 주저 없이 받아먹으면서 생긴 고충이었다. 검식관이 어쩔 수 없이 대통령 이동경로에 있는 먹거리를 모두 먹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MB 재임 기간 동안 정부 주최 행사 등을 총괄했던 이 전 행정관은 이 책에서 경험에서 우러난 대통령 의전과 경호 방식과 비화를 소개한다. 그는 현재 대우건설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