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시위 현장 어린이 안전에 신경써야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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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자 A12면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위 현장에 나온 어린이들 사진이 게재됐다. 쌍둥이 어린 두 자녀를 유모차에 태운 한 여성 참가자의 사진도 실렸다. 이번 시위의 정당성은 인정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시위 현장에 나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평소보다 엄청나게 붐비는 전철이나 버스에 아이들을 대동한다는 것부터 위험하다.

 이런 시위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인파가 균형을 잃으면 도미노처럼 쓰러지게 되어 더욱 위험하다. 누가 과격한 행동이라도 하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시위 현장은 축제 현장이나 백화점 쇼핑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유모차를 탄 어린아이들이 내용을 알 리도 없다. 불의에 항의하고 역사의 현장에 참여한다지만 아이들은 위험하다. 주말마다 시위가 이뤄지는데 안전사고라도 날까 봐 우려하는 사람도 생각하길 바란다. 

대통령은 위반했지만 국민은 헌법 준수하자


 100만 촛불집회의 성난 민심을 전달하는 동아일보의 기사를 잘 보고 있다. 14일자 A1면에 게재한 사설 ‘대통령 탄핵 절차 밟으라’는 형식상으로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내용상 균형 잡힌 시각으로 나라의 먼 미래를 걱정하는 충언으로 다가왔다.

 특히 그 내용이 최고 권력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대단히 막중한 주제를 다룬 것이기에 언론의 용기가 여느 때와 다르게 전해져 왔다.

 내용에 있어서도 100만 촛불집회의 의미를 ‘당신은 더 이상 나의, 우리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불행하게도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지도, 대통령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지도 않았다’ ‘삼류 정치에 일류 시민의식’으로 평가하며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특히 단순히 성난 민심의 시류에 편승해 국민의 분노한 정서만을 담아낸 것이 아니라 혼란스러운 현 정국을 민심과 헌법에 근거하여 탄핵이라는 ‘절차의 민주주의’를 밟아 더욱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제언이었다. 우리 한국 사회의 성숙한 민주주의까지 고민하고 있는 동아의 혜안과 진정성도 느낄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우리가 먼 미래를 바라보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세우자는 이성적인 제언에 공감이 간다. 탄핵 카드를 놓고 민주주의적 절차의 대원칙보다는 개인적, 당파적 이해득실을 먼저 계산하는 정치권에도 경종을 울렸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다. 최고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검찰이 이제 국민의 눈치를 더 보게끔 언론이 더욱 철저히 감시의 역할을 다해 주길 바란다.
 
강신영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서울 송파구·제해치 부산대 홍보팀장·부산 금정구
#촛불집회#박근혜#하야#시위#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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