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말아먹는 맛, 순실치킨’… ‘늘품체조’ 빗댄 ‘하품체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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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촛불집회]최순실-박근혜정부 풍자 한마당
‘박근혜 그만두유’ 나눠주고 “대통령도 1+1” 발언에 폭소

 ‘지지율도 실력이야! 니 부모를 탓해!’

  ‘최순실과의 소중한 인연, 구치소에서 이어 가세요.’

 분노한 대중의 민심은 다양한 풍자로 표현됐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민중총궐기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를 향한 거대한 풍자의 장(場)이었다.

 집회 현장 곳곳에선 최 씨가 검찰 출석 때 신었던 ‘프라다’ 신발을 빗대 ‘구라다’라고 적은 만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슬로건으로 사용했던 ‘Make America Great Again’을 패러디한 ‘Make Korea Great Again’이라고 쓰인 피켓이 등장했다. 박 대통령을 상징하는 닭의 모가지를 비튼 조형물 등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대텅령’(크게 빈 대통령)이라고 써 붙인 빈 대형 생수통을 손에 들고, 자원봉사단체 ‘봄꽃밥차’가 실제 두유에 풍자 스티커를 붙여 나눠준 ‘박근혜 그만두유’를 받아 기념사진을 찍는 등 풍자의 대열에 동참했다.

 박 대통령과 최 씨를 둘러싼 의혹들이 워낙 다양한 만큼 패러디 방식 또한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았다. 본집회가 시작되기 직전엔 한 시민이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겠다”며 ‘늘품체조’를 풍자한 3500원짜리 ‘하품체조’를 선보이기도 했다. 차은택 씨(47·구속)가 기획한 늘품체조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3억5000만 원의 예산을 들였다. 한 발언자는 “대통령이 마트에만 있는 줄 알았던 ‘1+1’이었다”고 해 큰 웃음을 유도했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김문인 씨(31)는 친구들과 함께 ‘아빠표 순실치킨’ 현수막을 광화문광장에 내걸어 인기를 끌었다. ‘나라 말아먹는 맛’이라고 쓰인 현수막엔 최 씨의 얼굴을 배경으로 박 대통령 얼굴을 한 닭이 겹쳐 그려져 있었다. 김 씨는 “부끄러운 이 상황을 디자이너이자 관찰자의 입장에서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지연 lima@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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