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산안-최순실 연계… 與 “아프리카 원조까지 정쟁 삼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막오른 예산정국]내년 예산안 심의 시작부터 암초

선공 나선 민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가운데)이 2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예산안 심사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윤 의장,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선공 나선 민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가운데)이 2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예산안 심사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윤 의장,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4일 개막하는 예산국회는 야권이 ‘비선 실세 의혹’과 관련된 정부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나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23일 미르·K스포츠재단 등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 관련 의혹이 있는 예산을 ‘비선 실세·국정 농단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 野, ‘비선 실세’ 의혹 관련 예산 전액 삭감

 민주당은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인 차은택 감독이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한국관광공사의 강원 원주 이전 후 서울의 옛 사옥에 한류 콘텐츠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41% 증액된 약 1278억 원이 책정돼 있다. 민주당은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진행됐고, 예산 증액 과정에서 차 감독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지시가 확인되는 등 불법 편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미르재단이 주도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케이밀(K-Meal) 사업 예산 154억 원, 차 감독과 연관된 회사가 홍보 콘텐츠 제작을 맡은 보건복지부의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185억 원도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직접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하는 예산이면 삭감할 수 있겠지만 아프리카 ODA 사업까지 의심스럽다며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며 “예산 자체를 정쟁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해외 원조 사업을 성급히 중단할 경우 국가 브랜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복지부가 주관하는 개도국 ODA 사업은 우간다 감염병 역량강화사업, 케냐 건강보험 정책협력사업 등 비선 실세 논란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예산 삭감 기조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취약계층 예산 반영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청년, 여성, 노인 등 일자리 예산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법인세 누리과정 등 예산 전쟁 화약고 줄이어

 법인세 인상,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서도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 3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자 증세’를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법인세의 최고 구간을 현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인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24%까지는 올리겠다는 입장이고, 정의당은 중소기업(과표 2억 원 이상)까지도 법인세를 25%로 인상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모든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했고, 국제적 추세로 봐도 법인세율을 올리는 나라는 없다”며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지방교육 정책재정 특별회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 의장은 “감사원 결과를 보면 일부 교육청은 여유 재원이 많은데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이 방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별회계는 입법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누리과정 예산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태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특별회계를 할 게 아니라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2%포인트 정도 올리면 근본적인 예산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홍수영·황형준 기자
#예산#최순실#새누리#국민의당#더민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