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성금인 것을 알고 은행이 의도적으로 인출과 송금을 방해했다는 글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신은미 씨(55)가 14일 '마침내 국민은행으로부터 북녘동포 성금을 인출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2시 신 씨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향법의 심재환 변호사는 서울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을 찾아 돈을 빼 갔다. 심 변호사는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의 남편이다. 신 씨는 페이스북에 자신을 대신해 은행 업무를 본 심 변호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신 씨는 '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미국으로 강제출국 조치된 재미교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일 신은미 씨의 법률대리인이 위임을 위해 신 씨와의 관계를 명시할 서류를 준비해오지 않아 인출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14일 서류를 모두 준비해와 자금을 모두 인출해갔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 씨는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해를 입은 북한 동포를 돕는 성금을 모아달라며 자신의 국민은행 계좌와 해외 은행 계좌를 적어 올렸다. 심 변호사는 10일 신 씨의 국민은행 계좌로 모인 성금 2300여만 원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은행이 자금운용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갖추지 않았다며 인출을 거부하자 신 씨는 자신에게만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의도적으로 업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은행은 "북한 수해민돕기 성금이라고 밝혀도 인출에는 문제가 없다"며 의도적 방해라는 신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10일 심 변호사는 자금운용계획을 밝히지 않은 데다 사업자등록증 등 대리인 신분을 명확히 나타내는 서류를 구비하지 않았다. 이번엔 심 변호사가 부족했던 서류를 갖추면서 인출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신 씨는 인출한 성금으로 쌀을 구입해 북한을 가는 것이 대북 경제제재법에 위반되지 않는지 미국 국무부에 문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무부로부터 승인 회신이 오는 대로 북한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신 씨는 "곧바로 수해지역인 (북한) 함경북도 회령과 온성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단비기자 kubee08@donga.com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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