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원내대표 개헌론, 바로 제동건 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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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의원들 개헌논의 못막아”… 김재원 정무수석 “때가 아니다”

  ‘여권발(發) 개헌론’을 놓고 당청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연일 개헌론에 불씨를 지피자 청와대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는 10일 현안 간담회에서 “청와대가 지금 당장 개헌 논의를 주도할 여건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 논의를 출발시키는 것에 대해 인위적으로 막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7일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가 왔다”면서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한 지 사흘 만에 개헌론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청와대는 곧바로 제동을 걸었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개헌 이슈를 제기할 때가 아니라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며 “새누리당에서 자꾸 개헌 문제를 제기하면 ‘당분간 개헌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당에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의 발언에는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국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개헌 논의에 대한 여권 내 시각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개헌 논의가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개헌 논의 시점이 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 시기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진박(진짜 친박)’ 정종섭 의원은 19일 개최를 추진하던 개헌 라운드 테이블 일정을 취소했다. 정 의원 측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 전직 국회의장 등 정치 원로가 가능한 한 많이 참석할 수 있는 날짜로 일정을 다시 잡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개헌#정진석#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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