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호남출신들 진급 안돼 억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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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부정청탁 가장 큰 피해” 지역감정 자극 발언 논란
野 “공직자 모독… 사과하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8일 “부정 청탁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본 지역이 호남”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순기능을 강조하려는 취지였지만 지역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 축산농가와의 간담회에서 “호남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인사 청탁”이라며 “‘내가 고등고시 합격해 성적도 좋고 능력도 발휘했는데, 호남 놈이라고 진급이 안 된다. 너무 억울하다. 진급 좀 시켜 달라’고 하는데 왜 호남 사람들이 이런 일을 당할 수밖에 없느냐”고 반문했다. 영남 등 비호남 출신들이 지연, 학연으로 얽힌 ‘권력 윗선’에 인사 청탁을 하면서 공직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소외됐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원래 김영란법이 나쁜 법이 아니다”라며 “부정 청탁을 금지하는 이 법이 앞으로 우리 호남 출신들, 억울하고 인사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아 왔던 많은 사람들한테 확실히 (인사 청탁의) 고리를 끊어줘 매우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직격탄을 맞고 있는 축산농가를 달래기 위해 김영란법에 순기능도 있음을 강조하는 도중 문제의 발언을 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청렴하게 일하는 고위 공직자들을 부정 청탁자로 몰아 명예를 훼손한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트위터에 “이 대표의 좌충우돌이 지나치다”며 “호남 소외가 부정 청탁 때문이라는 이 대표의 발언은 지역주의를 넘자는 정치인이 할 소리가 아니다. 이는 호남과 성실한 대다수 공무원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정현#호남출신#진급#공직자#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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