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저, 쿨하게 갑시다”… 靑 손들어준 김현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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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 논의 당연” 페북에 글… 박지원 의혹 제기에 이례적 반박
與일각 “레임덕 부추기나” 의심


 “(대통령 사저는) 경호시설이기 때문에 당연히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긴밀히 논의했을 것입니다. 그래야 하는 것이고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사저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청와대의 공방에서 이례적으로 청와대를 옹호했다.

 김 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경호시설 부지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을 것이고 그것이 새 사저를 찾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을 것”이라며 “나라 안팎으로 꿀꿀한데(우울한데) 좀 쿨하게 가면 좋겠다”고 적었다. 박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갈 사저 근처에 경호시설을 마련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대테러 활동을 하는 국정원과 사저 보안 문제를 협의한 것 역시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사저 관련 예산에 대해서도 “필요한 만큼 국회가 적절히 증액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국정감사에서 사저 경호시설과 관련해 올해 터 매입 예산으로 49억5000만 원이 편성돼 있고, 내년 건물 신축 예산으로 18억1700만 원이 배정돼 있다고 보고했다.

 외견상 청와대의 손을 들어 준 것처럼 보이지만 여권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어느 정부나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준비는 민감한 문제여서 ‘퇴임 절차’를 밟는다는 이슈 자체가 레임덕을 촉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권이 임기가 약 17개월 남은 박 대통령의 사저를 부각시켜 ‘곧 집으로 돌아갈 대통령’이라는 낙인찍기로 대통령의 힘을 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노련한 박지원 위원장과 야당이 자꾸 사저 문제를 거론하는 데는 다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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